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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원으로 핀 詩 ‘개봉동과 장미’
구로문학사업 故오규원 기려

한국 모더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고(故) 오규원(1941~2007) 시인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구로구 개봉동에 장미공원이 생긴다.

서울 구로구(구청장 이성)는 “구로구를 소재로 한 문학을 재조명해보고, 주민들에게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구로문학 흔적찾기 사업을 펼친다”며 “그 일환으로 故 오규원 시인을 기리는 ‘개봉동과 장미’ 공원을 조성했다”고 7일 밝혔다.


‘개봉동과 장미’는 시인이 1971년부터 73년까지 개봉동에 거주할 당시 쓴 작품으로, 두 번째 시집인 ‘순례’(1973년 민음사)에 수록된 시다. 삶의 터전인 개봉동에 핀 장미를 통해 희망을 노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로구는 ‘장미에 담긴 의미를 살려 오규원 시인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보자’는 이성 구청장의 제안으로 장미공원을 조성했다.

개봉동 345-14에 위치한 개웅소공원을 새단장한 ‘개봉동과 장미’ 공원<사진>에는 박정환ㆍ신옥주 부부 조각가가 제작한 가로, 세로 각 160㎝의 시비가 설치됐고, 1400주의 장미가 식재됐다. 공원 이름은 주민의견과 지명위원회의 뜻을 모아 시인의 작품인 ‘개봉동과 장미’에서 착안해 명명했다.

‘개봉동과 장미’ 공원 시비 제막식은 10일 오전 10시30분 김병익 문학평론가, 이경림, 박형준, 조용미 시인 등 문학계 인사와 유가족, 지역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행사는 현악3중주 공연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오규원 시인 소개, 축사, ‘개봉동과 장미’ 시낭송회 등으로 진행된다.

故 오규원 시인은 196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며 20년간 시 창작을 강의했다. 대표적인 시로는 ‘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 ‘한 잎의 여자’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구는 ‘개봉동과 장미’ 공원 외에도 구로문학 흔적찾기의 일환으로 故 신영복 교수가 재직했던 성공회대 뒷산에 그의 대표 저서 ‘더불어 숲’에서 착안해 이름 붙인 ‘더불어 숲길’ 산책로를 지난 1월 조성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 문학 속 구로공단 장소를 둘러보는 ‘추억과 희망의 구로공단 여행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내년 조성될 ‘가리봉 예술마을’에 구로 관련 영화, 책, 영상을 모아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개봉동과 장미’ 공원이 시인의 작품세계를 느껴보며 문학적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주민공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구로구의 무형적 자산을 보존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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