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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기, 빨아도 된다(O) 아무 데나 버려도 된다(X)
-현충일 맞아 전국 태극기 물결로 가득
-‘국가 상징’인 만큼 관리 규정 철저
-그러나 다수 국민은 여전히 알쏭달쏭
-태극기 관련 아리송한 내용 총망라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제 62회 현충일인 6일 전국에 태극기가 물결친다. 이 같이 국경일마다 볼 수 있는 친숙한 존재지만 태극기는 ‘국가 상징’인 만큼 까다로운 관리 규정이 정부 차원에서 마련돼 있다. 그러나 다수 국민들은 태극기의 게양 뿐 아니라 관리, 보관에 관한 규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게 현주소다.

행정자치부의 ‘국기의 게양ㆍ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을 보면 우선 국경일이라고 모두 같은 방식으로 태극기를 달면 안 된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을 추모하는 날로, 태극기의 세로 높이만큼 내려 다는 ‘조기’(弔旗) 게양이 원칙이다.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한 시민이 비석과 태극기를 보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차량이나 보행자 경로에 지장을 주거나 깃대가 짧으면 조기임을 알아볼 정도로만 내려도 된다. 단독주택은 집 밖에서 볼 때 대문 중앙이나 좌측, 일반 건물은 전면 지상의 중앙이나 좌측에 단다. 구조상 부득이할 때는 위치 조정도 가능하다. 현충일 외에 국장(國葬), 국민장(葬) 등도 모두 조기로 해야 한다.

흔히 태극기는 함부로 빨거나 다림질하면 안 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때가 묻거나 구겨지면 훼손 않는 범위에서 세탁하고 다려도 된다. 하지만 버릴 때는 주의해야 한다. 아무 데나 버리거나 다른 용도로 쓰면 원칙에 어긋난다. 인근 동 주민센터와 민원실 등에 있는 ‘국기 수거함’을 찾는 게 가장 좋다.

존엄성을 갖춰야 할 태극기지만 조건만 지킨다면 각종 물품과 의식 등에 활용해도 된다. 예컨대 태극과 4괘를 학용품과 사무용품, 생활용품, 스포츠용품 등에 새겨도 되는 것이다. 국민에게 친근감만 전달하는 디자인이면 적극 응용해도 된다는 게 행자부의 설명이다.

다만 이를 위해 태극기 깃면을 뚫거나 절단하면 안 된다. 홍보 효과가 있다해도 국민이 혐오감을 느낄 요소가 있다면 금지된다. 민간기업 홍보 등 사적 목적으로 태극기를 사용하는 것도 계도 대상이다.

또한 다른 나라의 국기와 같이 달 때는 개수에 따라 다는 방식이 달라진다. 태극기를 가장 높은 깃대에 올리는 게 우선이다. 2개 이상 게양대 높이가 같을 때는 게양하는 기 수가 홀수라면 중앙에, 짝수라면 앞에서 볼 때 왼쪽 첫 번째에 단다.

태극기를 사기 위해 발품을 팔 필요는 없다. 지방자치단체 장 등은 소속 민원실이나 구내 매점 등에서 태극기를 팔게 하며 이 외 특정 상업시설 등에 판매대를 설치할 것을 권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규정에 담겨있다. 대개는 동 주민센터만 방문해도 구입 가능하다. 관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문구점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공공장소에 훼손된 태극기가 달려있거나 깃대가 부러진 채 방치돼 있다면 해당 국가기관이나 자치단체 장의 잘못으로 돌아간다. 이들은 국기게양대 등 상태를 월 1회 점검하고 문제점이 보이면 즉시 교체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태극기 게양일은 현충일 외에도 ▷3월1일 3ㆍ1절 ▷7월17일 제헌절 ▷8월15일 광복절 ▷10월1일 국군의날 ▷10월3일 개천절 ▷10월9일 한글날 등이 있다. 모두 국가적 경축일로, 깃봉과 깃면 사이를 떼지 않고 달아도 된다는 점에서 현충일과 다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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