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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간 고학생 신화’ 박병대 대법관 퇴임
-‘이혼시 빚도 나눠야’ 첫 판결 주심… ‘키코’ 사건에선 은행 손 들어줘
-양부모 아래서 야간고 다니며 서울법대 합격… ‘사법행정의 달인’으로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야간고 고학생 신화’를 썼던 박병대(60·사법연수원 12기) 대법관이 1일 6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박 대법관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을 끝으로 30여 년간 몸담았던 법원을 떠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경북 영주 출신의 박 대법관은 법원 안팎에서 보수적 성향의 인사로 평가받았다. 당초 유력한 차기 대법원장으로 거론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유력 후보군에서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관으로 재직하면서는 ‘과거사위원회의 희생자 확인 만으로 국가 배상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결하면서 과거사 소송에 제동을 걸어 진보계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은행 측 손을 들어줬던 ‘키코(KIKO)’ 불공정 계약 사건에서 주심을 맡아 시장원리에 충실한 판결을 내렸다. ‘부부가 이혼할 때 빚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전향적인 판결을 통해서는 부부의 양성평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박 대법관은 입지전적인 성공신화를 써낸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충북 단양중학교를 끝으로 학업을 중단하려고 했지만, 이를 안타까워 한 담임선생님의 소개로 서울의 한 방송사 직원의 집에 머물면서 낮에는 방송사 사환 일을, 밤에는 환일고 학생으로 주경야독했다. 환일고 출신 첫 서울대 법대 합격생인 그는 판사 임관 후 결혼식장에 친부모와 서울 생활을 돌봐준 양부모를 모두 모셨다. 재판업무 못지 않게 법원행정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사법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고 대전지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대법관에 지명됐다. 2014년 법원행정처장으로 2년간 일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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