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후보자 청문회 고려한 포석
국민의당 등 야권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 절차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31일 본회의에서 인준안 처리가 유력시된다. 다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인준 불가’ 입장이어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과 임명동의안 통과까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에 마지막까지 협조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줄줄이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제1야당을 자극하지 않고, 협치의 틀을 짜겠다는 포석이다.
총리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인 여당의 한 의원은 30일 “마지막까지 자유한국당을 설득해봐야 한다. 한국당의 참여없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만 간사간 협의해선 정치가 안 돌아간다”며 “내일(31일) 본회의 전까지 한국당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안 되면 내일 중이라도 한국당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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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은 전날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여야 4당 원내대표에게 위장전입 관련 새로운 인사 기준을 설명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직접 인사원칙을 해명하면서 여야 간 대립 국면이 일부 해소됐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30일 여야 논의를 통해 인사청문특위를 소집하고 여야 합의를 통한 보고서 채택부터 재차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의총에서 문 대통령의 인준안 처리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당론을 정하면서 불씨는 남았다. 31일 본회의까지 한국당이 인준 거부 뜻을 고수한다면 민주당이 국회법상 절차에 따라 인준안 처리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인준안 처리에 협조키로 한 야당이 가세하면 통과가 가능한 의석수는 확보된 상태다. 다만 표결을 강행할 경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등 앞으로 있을 청문회와 본회의 등에서 정국이 급냉할 가능성이 크다.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표결을 강행할 경우)여당이 부담을 안을 것이다. 협치를 강조하면서 제1야당이 반대하는데도 강행하면 좋은 모습이 아니다”며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도덕성 잣대를 사람마다 다르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당도 유야무야 넘어가면 야당의 주요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인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권한대행은 “내일까지 시간이 있으니 논의해보겠다”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 될 것 같은데, 한국당이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것인지, 표결에 참여 자체를 안 할지는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한국당은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 지명 철회까지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