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암센터는 채소와 과일을 녹색과 주황색, 빨간색, 흰색 계열로 분류해 국내 대장암 환자 923명과 건강인 1846명을 상대로 섭취량과 대장암 발생 위험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녹색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이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률이 남성은 51%, 여성은 75% 낮아졌다. 흰색 채소는 많이 섭취한 그룹 역시 대장암 발생 위험률이 남성은 53%, 여성은 66% 줄어들었다. 이는 주황색과 빨간색을 섭취한 그룹보다 더 뛰어난 효과이다.
연구팀은 녹색 채소와 과일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엽산과 섬유질, 루테인 등의 성분이 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며, 흰색 채소·과일도 항암·항산화, DNA 보호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선 국립암센터 교수는 “주황색·노란색 채소·과일엔 상대적으로 당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흰색과 녹색의 과일과 채소보다 대장암 예방 효과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채소·과일을 골고루 많이 먹는 게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강조했다. 실제 이번 연구결과, 채소·과일의 총 섭취량이 가장 적은 여성그룹은 많은 여성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3배나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남자의 경우도 채소와 과일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에서 대장암 발생이 40%나 줄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즐겨 먹는 한국의 전통식단이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일부 채소와 과일의 색깔에 따라 효과에 차이를 보인 부분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전체적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장암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세계소화기학저널’(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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