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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로하니 대통령 연임 적신호…‘핵합의’도 위기 맞나
대선 이틀 앞두고 보수 단일화
이번 대선 사실상 핵협상 평가
경제·트럼프·여성 표심이 변수


오는 19일(현지시간) 이란 대선을 앞두고 보수 후보가 단일화하면서 중도·개혁파인 하산 로하니(68) 대통령의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로하니 대통령과 보수 후보 에브라힘 라이시(56)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이란이 서방과 타결한 ‘핵합의’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이 이끈 핵합의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을 갖는 이번 대선에서는 민생과 직결된 경제 문제와 이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이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보수 후보 단일화…로하니 연임 적신호=연임에 도전하는 로하니 대통령과 그에 맞서는 보수 후보 2명의 3파전으로 진행되던 이란 대선은 15일 보수 후보 모하마드 바게르칼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사퇴하면서 중도·개혁 진영 로하니 대통령과 보수 진영 라이시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3파전 구도에서는 로하니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웃돌고 두 보수 후보가 각각 25% 내외였지만, 보수 후보 단일화로 로하니 대통령의 연임 성공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바게르칼리바프 시장은 사퇴하면서 라이시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해 보수층의 결집이 예상된다.

이에 맞서 개혁 진영에서는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에도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2009년 대선에서 석연치 않게 패한 미르 호세인 무사비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도 로하니를 공개 지지했다.

19일 1차 투표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한 주 뒤 결선투표에서 당선자를 결정하게 된다.

‘핵합의’ 국민투표…중동 정세 영향=이번 대선은 로하니 대통령이 지난 2015년 7월 미국 등 서방과 타결한 핵협상을 평가하는 국민투표이기도 하다.

로하니 대통령은 핵합의로 이란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났고 이란이 원했던 경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서방의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의 산유량과 원유 수출은 급상승해 제재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그러나 미국이 우선 제재(primary sanction)를 유지하면서 금융 제재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라이시는 핵합의가 실질적인 경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며 공격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핵합의를 유지하면서 이란에 대한 탄도미사일, 인권, 테러 지원 제재도 해제하는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라이시는 당선돼도 핵합의를 파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합의안 준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경제…트럼프도 문제=“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격언은 이번 이란 대선에도 적용된다.

이란 국민들은 대선 후보들이 국민의 생활 수준을 얼마나 향상시킬지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다.

핵협상이 실제로 이란 경제를 되살렸는지, 경제적 이익이 일반 국민들의 삶에까지 도달했는지에 대해선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공약과 달리 핵합의 준수 방침을 밝힌 것도 대선 국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 변화는 로하니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란 내에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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