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일자리 추경 반대”
-우상호 “정무장관직 신설” 요청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전병헌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5일 첫 공식 일정으로 국회를 방문에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예방했다. 전 수석은 “국회와 청와대, 국청(國靑)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소통의 ‘핫라인’을 자임했다. 여야 지도부들은 전 수석을 반기면서도 정무 장관 신설, 일자리 추경 반대 등을 피력했다.
전 수석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예방을 시작으로 원내 5당 지도부를 연이어 만났다. 전 수석은 “국회와 청와대의 ‘핫라인’이 되겠다”며 대화에서 잇따라 소통을 강조했다.
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국회 예방할 때 만나지 않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추 대표는 “정무수석을 통해 당청 간 긴밀한 소통을 잘 하면서 국민주권시대를 실현할 수 있도록 잘 하겠다”고 전 수석과 협조를 강조했다.
전 수석은 또 주승용 국민의당 대표와 만나 “5당 체제라는 실험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권이 잘 협력하고 견제는 견제대로 하면서 촛불 민심으로 이끌어낸 새로운 정부의 개혁을 지원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주 대표와 장병완 정책위의장과 함께 일했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한식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싫은 소리 많이 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달라”고 화해 메시지를 전하며 “여당인 민주당이 120석 밖에 되지 않는 시점에서 국민의당만 갖고도 법안이나 여러 현안 통과가 어렵다. 자유한국당이 과거 민주당보다 훨씬 더 센 야당이라고 보면 상당히 민주당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전 수석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나라와 국민을 위한 마음은 똑같다. 그 차이를 조율하고 협력하는 과정이 흔히 얘기하는 협치”라고 협력을 당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협치 없이는 어떤 결론도 내기 어렵다. 경험에 비춰보면 여야가 이룬 합의를 청와대가 걷어차서 깨진 경우를 많이 봤다”며 청와대의 열린 태도를 요청했다. 또 “국회가 여든 야든 민심을 직접 접촉하고 더 잘 알기 때문에 국회 의견을 존중하는 게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했다.
전 수석은 특히 대선 후보였던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나 “당청관계란 말은 있었지만 국청관계란 말이 없었던 것은 제가 봐도 신기하다”라며 “그만큼 청와대와 국회 관계가 밀접하고 상호 협력과 보완의 관계여야 하는데 많이 부족했다. 심 대표가 요청한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 협력을 위한 노력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심 대표는 “총선 이후 짧은 기간 변화를 이끈 시민의 뜻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 국회 구성이 작년 총선 때 이후의 민심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달라”며 촛불집회와 탄핵을 이끌고 대선 때 역대 진보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정의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 수석의 첫 일정은 새 정부와 국회의 ’장밋빛 무드‘만 넘치진 않았다. 제1야당인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 수석에게 “의정 활동을 옆에서 봤다. 합리적이고 전략적이라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네면서도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반대 입장을 확실히 했다. 전 수석은 예방 뒤 취재진과 만나 한국당 등 야당이 일자리 추경을 반대하는 것을 놓고 ”야당도 내용을 알아야 어디까지 협조하고 반대할지 결정하지 않겠느냐“며 ”구체적 내용이 나오기도 전에 ‘반대다, 협조해달라’는 식의 국회와 청와대 관계는 지양돼야 한다”고 중립적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여당에서도 정부를 향한 요구가 나왔다. 추 대표 뒤 전 수석을 만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무장관 신설’을 요청하며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무장관직을 신설해 그에 맞는 예산과 직책을 부여하는 것이 원만한 국회와 청와대 관계에 도움되지 않겠나”라고 건의했다. 이 자리에서 즉답을 피한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나오는 이야기여서 청와대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난감함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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