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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과 130여 참가국의 ‘동상이몽’ 일대일로 국제협력포럼 오늘 폐막
시진핑 “세기의 프로젝트”자평
참가국들 성과보다 관계 고려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15일 폐막하며 이틀 일정을 막을 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대일로 계획에 대해 “세기의 프로젝트”라고 자평했지만 세계 각국은 중국의 정치적 야심과 회의적 경제효과에 의구심을 보이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14일 개막한 포럼에는 28개국 정상을 포함해 130여개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했다. 행사규모는 중국의 크기만큼이나 화려하고 성대했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 사업 등에 투자할 중국의 실크로드 기금을 1000억 위안 증액해 3000억 위안(약 48조 원)으로 늘리고 ‘일대일로 녹색발전 국제연맹’도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세계 경제성장은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전환기를 맞았다”며 “중국이 일대일로를 내건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숭아와 오얏나무는 말이 없어도 나무 밑에는 그늘이 생겨 자연히 길이 생긴다(桃李不言 下自成蹊)’는 고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을 보는 세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이번 포럼을 대내외 영향력 강화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론 미국과 유럽이 각각 불확실성 높은 트럼프 대통령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혼란스러운 사이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내부적으론 곧 시작될 공산당 주석으로서의 2기 임기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란 해석이다.

이어 “유럽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이 정치 선전(프로파간다)에 가깝고 실체가 모호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포럼에 참석한 국가들도 구체적인 성과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것”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신문은 “포럼의 VIP(주요 참석자)는 푸틴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됐다”며 “서방 국가들은 패권을 확장하려는 중국의 야심을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실제 이번 포럼에 참석한 서방국가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뿐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대선과 총선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아프리카는 케냐 대통령이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한 유일한 주요 인물이다. 한국과 일본 역시 정상이 아닌 대표단을 보냈다. 인도는 일대일로 사업이 각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야심찬 시 주석의 개막 연설과 달리 실제 일대일로의 엔진은 식어가고 있다. 중국이 말과 달리 투자를 줄이고 있고 투자금 회수까지 기간이 오래 걸려 투자가치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소리(VOA)’ 중국어판에서 한 중국 관료는 “일대일로 대상국이 빈곤국가일뿐 아니라 기초 인프라가 극히 낙후돼 있다”며 “이들 국가가 중국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때로는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관련 대외 직접투자 역시 지난해는 전년 대비 2% 하락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1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혜진 기자/hhj6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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