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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심은 ‘청산·변화·통합’ 주문했다
청산…부패·비리 확실한 단절
변화…정치권력·권력기관 재편
통합…이념·세대·지역넘어 미래로

촛불의 열기는 여태 식지 않았다. 민심은 탄핵 후 5개월 만에 금새 뜨거워졌다. 민심은 ‘청산ㆍ변화ㆍ통합’을 주문했다. 과거를 단절하고, 현재를 개혁하며, 미래를 통합하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이 대선 기간 내내 강조하던 메시지들이다.

문 대통령은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41.1%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0%,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1.4%,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6.8%,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6.2%%였다.

‘보수 재건’을 기치로 내건 홍 후보나 ‘과거 vs. 미래’ 프레임으로 중도 가치를 주창한 안 후보는 외연 확장에 실패하며 결국 선택 받지 못했다.


▶청산…과거와의 단절=문 대통령의 용어로 ‘적폐청산(積弊淸算)’이다. 민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쉽게 용서하지 못했다. 확실한 단절을 요구했다. 드러난 표심은 진보 대 보수가 70대 30으로, 탄핵 찬반 여론과 여전히 궤를 같이 했다. 국정농단 등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 과제를 확실히 수행할 적임자로 문 대통령을 지목했다.

‘적폐청산’은 탄핵정국에서 문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내부에서조차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했다. 민심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 9일 방송3사의 심층 출구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은 후보 선택 이유로 ‘부패ㆍ비리청산’(20.7%)을 가장 많이 꼽아 이를 반증했다.

▶변화…현재의 개혁=문 대통령의 용어로 ‘재조산하(再造山河)’다.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캐치프레이즈를 한차례 바꿨다. ‘적폐청산’에서 ‘재조산하’로다. ‘적폐청산’이 과거와의 단절에 초점을 맞췄다면, ‘재조산하’는 현재를 개혁하는데 무게중심이 있다.

민심은 과거 청산만큼이나 개혁에 목말라했다. 특히 비대한 정치권력과 힘있는 권력기관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의미하는 ‘재조산하’로 캐치프레이즈를 바꾸고, 즉각 공약에 반영했다. 문 대통령의 집토끼 지지층은 ‘적폐청산’ 의지를 의심치 않았고, 산토끼 지지층은 ‘재조산하’ 의지에 적극 화답했다.

▶통합…미래로의 전진=문 대통령의 용어로 ‘대탕평책(大蕩平策)’이다. 정치보복 가능성은 선거기간 내내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적폐청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계속 선을 그었다. “당선되면 바로 야당 당사를 방문하겠다. 정치 보복은 없다”고 직설하기도 했고, “화해와 치유를 통해 국민 통합을 완성하겠다. 사상 최초로 이념ㆍ세대ㆍ지역을 뛰어넘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우회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민심은 표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통합 과제를 부여했다. 그에게 과반을 주지 않았다. 그리고 절묘한 표 배분으로 5당 체제를 공고히 했다. 이는 정치적 다양성을 수용한 것이자,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와 통합만이 원활한 국정운영의 길임을 각인시킨 주문이다.

문 대통령은 ‘따르고 싶은 현대 정치인’으로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를 꼽았다. “진보적이면서도 통합적인 리더십이 존경스럽다”고 했다. 민심의 주문과 상통한다.

문 대통령의 ‘루즈벨트 벤치마킹’이 꼭 성공하길 바란다. 그래서 이제 우리 국민도 알렉시스 토크빌(프랑스 정치학자)을 당당하게 언급하는 시대를 맞이했으면 한다. 토크빌은 말했다. “모든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김필수 정치섹션 에디터/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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