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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국민의 선택 문재인]안철수 “변화의 열망에 제가 부족”
호남서 文에 두배 이상 밀려나
국민의당 패배 놓고 격랑 가능성


녹색바람은 결국 불지 않았다. ‘문-안’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의 마지막 예언은 결국 빗나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도 뒤진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지지기반인 호남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더블스코어 이상의 표차로 참패했다. 처참히 무너진 선거였다.

안 후보는 10일 오후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던 만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분간 정치권에서 떠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9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 마련된 국민의당 선대위 개표상황실을 찾아 입장을 밝히기 앞서 박지원 중앙상임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관계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안 후보의 대권도전에는 애초부터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40석에 불과한 제3당이었던데다 안 후보의 개인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선거 막판에 뚜벅이 유세로 반전을 꾀했지만, 홍 후보의 부상으로 흐트러진 문-안 양강구도를 회복하지 못했다.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에서마저 외면당했다. 안 후보는 광주에서 30%, 전남 30.7%, 전북 23.8%를 득표했다. 문 대통령은 광주 61%, 전남 59.9%, 전북에서 64.8%였다. 처참한 성적이다. 지역구인 노원에서도 무너졌다. 문 대통령은 노원구 득표율이 42.4%, 안 후보는 25.8%였다. 16개의 시도 한 곳에서도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TV토론을 패인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상대 후보를 향해 “내가 갑철수입니까. MB아바타입니까”라고 외치는 안 후보에게 국민은 등을 돌렸다. 보수와 진보, 호남과 영남에서 모두 표를 얻으려는 전략도 주효하지 못했다. 안 후보의 패권-반패권의 프레임은, 홍 후보의 보수-진보 프레임에 막혀 힘을 쓰지 못했다. 안 후보가 ‘보수-진보’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취한다는 지적이 일었고, 보수지지층은 더 강력한 보수의 목소리를 낸 홍 후보에게로 옮겨갔다. 반기문→황교안→안희정→안철수로옮겨온 바람은 홍풍(洪風)이 불자 사그라들었다.

안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국민의당은 이날 이후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당의 ‘텃밭’으로 불린 호남지역에서조차 완패를 당한 만큼 지도부 총사퇴론이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호남중진 의원과 친안계인 초선그룹간의 갈등 재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전날 국회에 마련된 선대위 개표 상황실을 찾아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변화의 열망이 있었지만 내가 부족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말로 여지를 남겼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국민의당 선대위에 참석해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내놓는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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