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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국민의 선택 문재인]일관된 개혁 文리더십…강력한 ‘팬덤’-통합엔 ‘양날의 칼’
신중·강직한 지도자 모습
눈맞추고 안아주는 소통도
단단한 자발적 지지층 ‘방어선’

신중하지만 강하고 일관된 개혁ㆍ진보 노선. 눈맞추고 안아주는 리더십. 국민들은 제 19대 대통령으로 피난민의 아들, 인권변호사 출신 야당 지도자 문재인을 택했다.

‘정치인 문재인’은 국내 정치사에서 전통적인 야권을 대표하는 지도자일 뿐 아니라 현역 정치인 중 거의 유일하게 강력한 ‘팬덤’을 가진 인물로 꼽혀왔다. 제 19대 대선 레이스에서 타 후보를 압도한 가장 독보적인 강점은 문 대통령의 ‘개성’과 ‘인간적 매력’에 환호하는 지지층이었다. 전통적인 진보ㆍ민주ㆍ개혁 성향 지지층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대중스타’와 같은 성격의 ‘팬덤’이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비슷한 성격의 대중적 인기다. 

이에 대해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문 대통령이 가진 개혁과 진보에 대한 강직한 신념만으로는 단순히 설명할 수 없는 개인 성품, ‘퍼스낼리티’로부터 기인하는 면이 크다”고 했다. 


신중하되 강하고, 무리하지 않되 일관된 개혁 리더십=문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최다 지지를 이끌어낸 ‘리더십’은, 신중하지만 일관되고 강직한 지도자로서의 덕목이었다. 탄핵 정국 초반 문 대통령은 광장에 나온 촛불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10월말 촛불 집회가 점차 대규모화돼 가던 무렵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장외투쟁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문 대통령 역시 이를 따랐다. 그러나 촛불 민심이 더욱 거세게 타오르자 문 대통령은 이를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줄곧 이번 대선을 ‘촛불민심’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차기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는 “유연성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책임성과 일관성이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유권자들에게 신뢰성과 안정감을 인정받은 요인”이라고 했다. 지난 2015년 12월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2016년 1월 국민의당 창당 등 야권의 내분 과정에서도 문 대통령은 당 대표로서 사퇴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당 혁신안을 고수했으며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눈맞추고 안아주는 리더십=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기억 속에 가장 많이 남은 영상 중 하나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광화문 광장에서의 단식이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타워 크레인 희생자 유가족 자녀를 안고 함께 우는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다. 유세 기간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식사를 한 후 먼저 자리를 뜬 운전기사의 빈 그릇을 함께 치우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정희 교수는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를 뛰어넘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리더십’의 가능성을 국민들에게 평가받았다”고 했다. “강한 개혁주의 신념을 가졌지만 온화한 성품, 공감과 소통이 가능한, 군림하지 않는 리더십”이라고도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일관성과진정성”이라는 말로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설명했다.

‘팬덤’, 양날의 칼=문 대통령의 단단한 지지층은 대선 정국이 본격화된 이후 자발적인 ‘홍보부대’와 ‘방어선’ 노릇을 톡톡히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서 황교안 대통령 국무총리 권한대행, 안희정 충남지사 등 여론조사 2위가 끊임없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이 지지율 1위를 유지한 데는 이들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 온라인 여론전 뿐만 아니라 공식선거운동 기간 전국 유세전에서도 문 대통령의 ‘팬덤’은 그대로 드러났다. ‘달님’(문 대통령의 성과 발음이 같은 영어단어를 차용), ‘이니’(문 후보 이름의 끝자를 이용) 등의 애칭을 붙여가며 온라인에서는 문 대통령의 인간적 매력을 알리는 홍보를 자발적으로 펼쳤다. 문 대통령의 네거티브를 방어해 낸 것도 이들이었다. 최진 원장은 “문 대통령의 지지그룹은 타 후보에 비해 응집력이 가장 탄탄했다”며 “대북안보 공방이나 사드 논쟁 등 크고 작은 변수에서 끝까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지킨 기반”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부 지지층은 타 후보에 대해 지나친 적의를 보이거나 SNSㆍ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특정 정치인을 공격하는 등의 폐단도 드러냈다. 정책ㆍ노선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인성’ 혹은 인간적 매력에 대한 선호로 대체하는 경향도 존재한다. 문 대통령이 향후 국민 통합의 과제를 실현하는데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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