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영국 왕실의 가치를 더욱 ‘천문학적’으로 만들어 준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재작년 5월에 태어난 샬롯(Charlotte) 공주입니다.
지난 2일 샬롯 공주는 두 번 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왕실은 그의 사진을 공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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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롯 공주의 두 돌 사진 [출처=켄싱턴 궁 공식 인스타그램] |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일을 관장하는 켄싱턴궁이 1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업로드한 사진 속 샬롯 공주는 노란색 가디건 차림에 머리핀을 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왕세손 가족이 거주하는 영국 중부 노퍽주(州) 앤머홀(Ammer Hall)에서 지난 달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 빈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샬롯 공주의 두 돌 맞이는 대중의 예상보단 평범(?)해 보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습니다. 샬롯 공주의 사진이 공개될 때마다 당시 입었던 옷을 비롯해 유사한 스타일의 의상까지 전 세계적으로 불티나게 팔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은 샬롯 공주의 소탈한 어머니 캐서린 왕세손빈의 영향이 큽니다. 고급 의상보다는 대중적인 중저가 브랜드를 즐겨 입는 캐서린 빈은 샬롯 공주와 조지 왕자에게도 여느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옷을 입힙니다.
다른 왕실 자녀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옷을 입히는 까닭에 전 세계 엄마들이 샬롯 공주 옷을 따라 입히는 데 너도나도 동참하고 있는 것이죠.
▶‘최연소 완판녀’ 샬롯 공주=지금까지 공개된 샬롯 공주의 사진을 보면 그는 거의 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었습니다.
지난해 90세를 맞았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생일 기념사진에서 여왕의 무릎 위에 앉은 샬롯 공주는 분홍색 카디건과 목 부분에 주름 장식을 단 꽃무늬 원피스 차림이었습니다. 영국 왕세손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2015년 말 두 차례 공개한 사진에도 공주는 같은 옷을 착용했다.
샬롯이 입은 가디건은 스페인 아동복 브랜드 페파앤코(Pepa & Co)의 제품입니다. 원피스는 스페인 아동복 전문점 M&H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후 이들 업체에는 샬롯 공주가 입은 의상과 같은 옷을 사겠다는 주문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습니다.
샬롯 공주가 착용한 M&H의 옷은 우리 돈으로 4만원 정도로, 일부 언론은 샬롯 공주의 스페인 보모가 이 옷을 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M&H는 디자이너인 마르가리타 파토가 설립한 의류업체입니다. 스페인 단어 ‘엄마와 아이(Madre e Hijos)’ 앞글자를 따서 브랜드명을 지었죠. 2009년 스페인 북서부 발라돌리드에 설립된 M&H는 지난 해 기준 마드리드와 발렌시아ㆍ세비야 등 5곳에 매장을 갖고 있습니다.
페파앤코의 가디건 역시 사진 공개 이후 곧바로 매진됐습니다. 페파앤코의 설립자 페파 곤잘레즈(Pepa Gonzalez)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샬롯 공주의 옷을 찾는 주문이 영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몰려든다”면서 “심지어 한국에서도 주문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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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롯 공주 |
이처럼 페파앤코와 M&H의 의류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샬롯 공주의 옷과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찾는 고객도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3월 스키장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공개된 이후 유아용품 전문업체 마이퍼스트이어스닷컴(My1styears.com)에선 샬롯이 착용한 옷과 비슷한 디자인의 옷 판매가 96%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샬롯 공주와 조지 왕자가 입는 옷마다 품절되는 일명 ‘샬럿ㆍ조지 효과’에 따른 경제 가치도 상당한데요. 브랜드 파이낸스에 따르면 샬롯 공주 효과가 영국 경제에 미치는 가치는 45억 달러(약 5조 900억원)로 추산됐습니다.
▶샬롯 공주의 첫 돌 선물은?=샬롯 공주는 두번 째 생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선물을 첫 돌 때 받았습니다. 세계 64개 나라가 샬롯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멕시코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로부터도 선물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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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샬롯 공주 첫 돌 당시 선물한 그림 퍼즐과 흔들의자 |
작년 4월 영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조각 그림 퍼즐과 오바마의 애완견 ‘보’와 같은 종인 포르투갈 워터독 강아지 인형을 선물했습니다. 강아지 인형은 샬롯의 오빠인 조지 왕자에게 선물한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샬롯 공주가 태어났을 때 어린이용 흔들의자와 담요를 선물하기도 했죠.
중국 정상도 선물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2015년 10월 영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8세기 중국 소설 ‘홍루몽’을 묘사한 실크 피규어를 선물했습니다. 영국 총리는 안데르센 동화집을 선물했고,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는 방한복ㆍ책과 함께 백신 장려 운동 단체에 샬롯 공주의 이름으로 5만4000파운드(약 7800만원)를 기부했습니다.
당시 텔레그래프는 “샬롯 공주가 가장 많이 갖고 노는 장난감은 오바마 대통령이 선물한 조각그림 퍼즐과 강아지 인형일 것”이며 “가장 실용적인 선물은 이모 피파 미들턴이 선물한 생분해되는, 개당 4파운드(5800 원)짜리 기저귀”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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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추럴사파이어컴퍼니가 제작한 3만 파운드짜리 보석 딸랑이 |
샬롯 공주가 첫 돌 당시 받은 선물 중 가장 비싼 것은 미국 보석회사 내추럴사파이어컴퍼니가 제작한 3만 파운드(약 4400만 원)짜리 딸랑이였습니다. 이 딸랑이는 백금으로 만들었고, 622개의 다이아몬드와 루비ㆍ사파이어가 영국 국기 ‘유니언 잭’ 모양으로 박혀 있습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부부는 은(銀)으로 만든 딸랑이를, 할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는 버드나무로 만든 딸랑이를 선물했다. 버드나무 딸랑이는 아일랜드 골웨이주의 전통 바구니업체 시어런 호건의 제품입니다.
저마다 샬롯 공주에게 비싼 선물을 보낸 데엔 그럴만 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누구나 예상하듯, 샬롯이 업고 있는 막대한 가치의 영국 왕실과 좋은 관계 맺길 바라는 마음이 화려한 선물로 표현된 것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