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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향후 행보는…다음달 전당대회서 당권 도전 가능성
- 보수 결집 성공, 당권 경쟁 우위 확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이번 선거 결과를 수용하고,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걸로 만족하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9일 투표 종료 직후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접하고 내놓은 입장이다. 이로써 ‘좌파’ 집권을 막고 역전극을 펼치겠다는 홍 후보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홍 후보는 보수 지지층 결집에 승부수를 걸며 선두주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추격하는 전략을 세웠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을 방문해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누고 "출구조사 결과가 사실이면 당을 재건한 것에 만족한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31일 대선후보로 선출된 홍 후보는 본격적인 ‘집토끼’(기존 지지층) 사수 총력전에 들어갔다. 중도로 손을 뻗는 대신 강경 보수층만이라도 확실히 결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는 “종북좌파를 때려잡고 강성귀족노조를 손보고 전교조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연일 부르짖었고, 동성애 반대를 선언하는 등 선명한 보수색을 드러냈다.

이번 선거를 ‘체제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탄핵 대선 국면을 벗어나 보수-진보 진영 대결로 몰고 가기 위한 프레임 대결도 구사했다.

오랫동안 여론조사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서 정체됐던 홍 후보는 겨우내 잠복했던 보수층 지지를 조금씩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대선판의 전체적인 물줄기를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탄핵으로 치러지는 보궐 선거인 만큼 이번 대선은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권 심판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보수정당에 드리운 그림자는 길고도 짙었다.

홍 후보의 개인 브랜드 자체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직설적인 발언으로 전국적 인지도도 끌어올리고 ‘홍카콜라’(홍준표+코카콜라)로 불리며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이른바 ‘돼지흥분제’ 논란과 ‘영감탱이 장인’ 발언은 부정적 이미지를 굳혔다.

그럼에도 홍 후보 득표율이 20%를 넘어서면서 보수층 규합에 어느 정도 성공한 사실은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탄핵 반대 여론이 15% 수준이 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층이 홍 후보의 호소에 호응한 셈이다.

사실상 존폐 위기에까지 몰렸던 한국당은 이번 대선을 치르는 동안 보수ㆍ우파 민심 집결의 중심이 됐고, 앞으로도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유지할 기반을 닦게 됐다.

벌써 당내에서는 향후 치러질 당권 경쟁 과정에서 홍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 후보의 대선 패배 책임론보다는 향후 역할론에 무게를 싣기 위한 포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는 9일 밤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당 재건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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