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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옅어진 지역구도, 짙어진 세대대결
-文, 557만표 역대 최대 표차 압승
-진보 결집ㆍ보수 분열 지역색 약화
-50대 변화된 표심, 캐스팅보트 역할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속에 치러진 ‘5ㆍ9 장미대선’ 결과 다시 한번 냉엄한 국민의 심판이 확인됐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에 ‘이게 나라냐’고 분노한 민심은 정권교체를 시대정신으로 판단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적임자로 선택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文, 전국에서 고른 지지=민심은 다만 문 대통령에게 2위와 3위를 압도하는 표를 몰아주면서도 40% 초반이라는 절묘한 성적표를 안겼다. 적폐청산과 함께 국민통합을 동시에 요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획득한 1342만3800표는 5년 전 제18대 대선 때 획득했던 1469만2632명보다 126만여표 줄어든 수치다. 18대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1대1 양자대결로 진행됐지만 이번 대선은 다자구도로 치러진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대구와 경북ㆍ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 1위를 휩쓸면서 2위에 머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557만951표의 역대 최대 표차 승리라는 기염을 토했다.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선 서울ㆍ인천ㆍ경기 모두 문 대통령에게 40%가 넘는 지지를 보냈다. 2007년 대선에서 서울이 문 대통령, 인천과 경기가 박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던 것과 달라진 장면이다.

문 대통령은 5년 전 수도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약 6만여표만 앞서는데 그쳤지만, 이번엔 2위와의 격차를 350여만표 가까이 벌리며 두 번째 대권도전 성공의 발판을 확보했다.

▶영호남 ‘묻지마 몰표’ 약화=이번 대선에서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전통적 지역구도가 완화됐다는 점이다.

먼저 부산ㆍ울산ㆍ경남은 제18대 대선 때 박 전 대통령에게 60% 내외의 몰표를 줬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부산(38.71%)과 울산(38.14%)에선 1위를 차지했으며 경남(36.73)에선 2위를 차지했으나 홍 후보(78만491표ㆍ37.24%)에게 불과 0.51%포인트, 1만1000여표밖에 뒤지지 않았다.

홍 후보가 1위를 차지한 대구와 경북도 각각 45.36%와 48.62%로 박 전 대통령이 5년 전 기록한 80%대 득표율에는 크게 못 미쳤다.

전략적으로 특정후보를 전폭 지지하던 호남에서도 과거와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호남은 5년 전에는 문 대통령에게 90% 안팎의 표를 몰아줬으나 이번엔 광주 61.14%, 전남 59.87%, 전북 64.84%에 그쳤다. 다만 홍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모두 한 자릿수 득표에 그치는 등 보수진영 후보에게는 여전히 마음을 열지 않았다.

여기에 대전은 물론 보수성향이 강한 충남ㆍ충북도 홍 후보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많은 지지를 문 대통령에게 보냈다.

▶세대갈등 뚜렷…50대 승부 갈라= 지역구도 완화는 진보ㆍ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문 대통령으로 똘똘 뭉친 반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분열된 것과 맞물린다.

우선 선거운동 초반 유례없는 야야대결 구도를 이끌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보수 진영의 표를 상당수 흡수했다.

또 선거 막판 홍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진영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자 중 일부가 문 대통령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개표 결과 6.17% 득표에 그쳤다.

지역구도 완화와 대조적으로 세대별 대결 양상은 한층 더 뚜렷해졌다.

KBSㆍMBCㆍSBS 방송 3사가 전날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 문 대통령은 20~50대에서 이겼지만, 60대와 70대 이상에선 홍 후보에게 크게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대는 5년 전 박 전 대통령에게 60%대가 넘는 지지를 보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문 대통령에게 36.9%, 홍 후보에게 26.8%의 지지를 보내며 승부를 가르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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