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뉴스탐색]‘금값보다 비싼 비트코인’…거래소 55억 해킹당해 경찰 수사
-투자자 몰린 거래소 ‘보안 구멍’
-“해킹땐 회원보유액서 균등차감”
-피해액 고객에 떠넘겨 ‘논란’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금값을 뛰어넘으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해킹 사건이 실제로 벌어지면서 비트코인 급등세를 타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의 한 비트코인 거래소에 경찰 수사관들이 찾아왔다. 정체불명의 해커가 비트코인 거래소를 해킹해 55억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가로채갔기 때문이다. 

[사진=8일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개당 1533달러 수준으로 온스당 1200달러 수준인 금값보다 비싸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새벽 해커는 거래소 서버에 침입해 3816 비트코인을 훔쳤다. 해당 거래소를 이용하는 회원들 전체 자산의 37%에 달하는 규모였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55억에 달했다. 사건의 심각성을 느낀 업체는 곧장 경찰에 피해사실을 알렸고, 서울 강서경찰서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 전담 수사관들이 업체를 방문해 서버 기록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금액이 많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수사를 맡기로 정했다”며 “국내 거래소를 상대로 한 해킹 범죄 중 피해액이 상당히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해킹 피해 자체도 문제였지만, 해결 과정에서도 피해를 입은 회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업체가 모든 회원에게 손실을 공평하게 적용하고 보유액을 차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회원들은 “거래소가 해킹을 당했는데 책임은 고객들이 떠안게 됐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업체는 자체적으로 회원들에게 오는 11월까지 5차례에 걸쳐 피해액을 보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비트코인은 거래정보가 사용자 모두에게 분산되고 끊임없이 갱신돼 조작이나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해 외국에서는 실제 화폐처럼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ETF 허용을 검토하고 일본에서도 사용화를 발표해 가격이 급등했다. 8일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개당 1533달러 정도로, 지난 4일에는 비트코인 시세가 개당 16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온스당 1200달러 수준인 금값보다 비싸진 셈이다.

국내에서도 십여 개 거래소를 통해 하루 평균 15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가치가 오르면서 비트코인을 노리는 범죄도 늘어나고 있어 시장 전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다. 특히 해킹이 어려운 비트코인의 특성상 거래소를 해킹해 비트코인을 훔치는 사례가 늘었다. 특히 이번에 손해를 입은 거래소는 평소 보안카드 시스템과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는 등 비교적 안전한 업체로 평가받아왔기에 이용자들의 불안도 더 커졌다. 국내 거래소의 해킹 피해 소식에 다른 업체들은 각종 공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자체 보안 시스템을 소개하는 등 불안감 차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거래사업을 등록제 등을 통해 제도화를 시도하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가상화폐 거래로 손실을 보더라도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업체의 자체 보안에만 의존하기에는 위험성이 커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