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방부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 2006년 무기 수입을 담당하는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지난 10여년간 수입한 미국산 무기는 총 36조360억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산 무기 수입국 중 규모 면에서 최대 규모다. 미국 정계와 관계를 좌지우지하는 배후 세력으로 지목되는 미국 군산복합체의 자금줄이 한국인 셈이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았던 지난 25일 오산 주한미군 공군기지에 F-16 전투기가 착륙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국방부 산하 군수품 품질 검증 및 연구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2016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2006~2015년 미국의 무기 수출국 순위에서 1위였다. F-35 전투기, 글로벌호크 등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무기 수입사업에 따라 앞으로 미국에 지급할 돈도 10조원 이상이라고 한다.
한국 1년 국방비가 약 40조원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10년간 국방부 한 해 예산과 맞먹는 세금이 미국 군산복합체에 지급된 셈이다.
한국과 미국이 위기 때마다 강조하는 한미동맹은 이런 공생 관계를 지탱해주는 강력한 논리로 작용했다.
한국은 대형 무기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한미동맹 차원에서 미국산을 최종 선정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선정 과정에서 성능 면에서 미국산과 비슷하면서 가격은 더 저렴한 유럽산이 강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긴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번번이 유럽산이 참패를 당했다. 또한 이런 저런 이유로 한국의 무기 수입액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이 주한미군에 부담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규모도 1991년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 이래 지속적으로 커져왔다. 올해 우리나라가 부담하는 금액은 약 9500억원으로, 지난 26년간 약 9배 늘었다. 다음 협상이 본격화하는 내년에는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정부는 지난 2014년 6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통해 2014년 방위비 분담금을 약 9200억원으로 정했다. 이후 2019년 6월까지 5년간 매년 4%를 넘지 않는 선에서 증액하기로 했다. 2019년 6월 이후 분담금은 한미 정부가 2018년부터 다시 협의해 정하게 된다.
평택 미군기지 조성에 한국이 부담하는 비용도 8조9000억원에 달한다.
평택 미군기지는 전 세계 미군기지 중 단일기지로는 최대 규모(1467만7000㎡)다. 총 조성 비용이 17조1000억원인데 미국과 거의 절반 가량을 한국이 나눠 낸다.
최첨단 시설이 완비된 평택기지는 미국의 동북아 거점기지로 활용 가능하다. 또한 미국의 세계전략상 중국 견제에 긴요하며, 태평양 건너 미국이 중국 견제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줘 궁극적으로 미국 국방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미군 주둔 국가 중 한국에서만 독특하게 운영되고 있는 ‘카투사’ 제도에도 연간 100억여원의 국방비가 투입되고 있다. 2000여명에 달하는 한국군 소속 카투사는 한국 문화와 언어 등에 낯선 주한미군이 한반도의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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