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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떠나는 EU기구 잡기 ‘안간힘’
-EU탈퇴에도 ’알짜‘ EBAㆍEMA 잔존 희망
-브렉시트 협상서 규제 완화 방안 내놓을수도
-EU의회, 잔존은 절대 불가 입장
-EU회원국 간 EU기구 유치 경쟁 치열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서 EU 기관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EU기구 존치를 위해 규제 완화 등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EU의회가 “잔존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EU기구가 영국에 남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은 런던에 있는 유럽 은행감독청(European Banking AuthorityㆍEBA)과 유럽 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ㆍEMA) 잔존을 위해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은행과 의약품 관련 규제에 대한 양보안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구에만 수 천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두 기관이 런던을 떠날 경우 일자리는 물론 경제에 직간접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영국은 두 기관의 이전 여부를 브렉시트 협상대상에 포함시키길 원하고 있다. 두 기관의 잔존과 EU회원국 은행과 의약품 분야에 대한 규제 부분을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즉 잔존 시 관련 규제를 완화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브렉시트부 관계자는 “영국과 EU의 최대 이익을 위해 은행 및 의약품 규제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EU의회는 ‘잔존 불가’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EU 의회 관계자는 “두 기관은 반드시 EU회원국으로 이전돼야 한다”면서 “유치하고 싶어하는 EU회원국이 많다. 유치를 위해 경쟁도 치열하다”고 전했다.

도날트 투르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두 기관의 이전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이전될 도시가 결정될지는 미지수이지만 이전 도시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중 결론이 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EU회원국 간 유치경쟁도 뜨겁다. 일부 회원국들은 지난달 29일 영국이 브렉시트를 공식 통보하자마자 EU 기구를 반드시 자기 나라로 옮겨와야 한다며 로비전도 벌이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지난달 29일 브렉시트가 발동되자마자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 1965년에 제정된 EU법을 인용하면서 EBA가 룩셈부르크로 옮겨와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룩셈부르크 이외에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의 더블린,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오스트리아 빈도 EBA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와 덴마크, 스웨덴,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등 서유럽 국가와 폴란드,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 등은 EMA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95년 창설된 EMA는 EU 내 의약품 평가와 인증 작업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의사, 제약사, 생물학자 등 전문가 900명을 상주 직원으로 두고 있고, 비상주 협력 직원도 3000 명에 달한다.

민간 기업들은 이미 ’런더넥시트‘(Londonexitㆍ탈런던)를 시작한 상태다. 300년 역사의 영국 대표 금융기업 로이드뱅킹그룹은 독일 베를린으로 이전한다. 영국 최대은행 HSBC는 직원 1000명을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옮길 수 있다고 밝혔고 P모건, 골드만삭스 같은 미국계 대형 금융기관도 런던에 있는 유럽본부를 파리나 프랑크푸르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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