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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읽는 대통령 보고싶다’…출판진흥 큰 틀 바뀌나
5일 국회 정책토론회, 혁신안
공공도서관 도서구입비 증액
‘일물일가’ 완전도서정가제로
독서진흥재단 독립기구 설립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지난달 29일 20개의 문학·출판 단체들이 ‘책 읽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는 성명서를 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 책을 외면하는 사회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없다. 책을 읽는 시민의 문화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일은 국가와 사회의 엄중한 책임”이라는 내용을 담아 대선후보들에게 제안한 것이다.

이에 호응해 국회의원들도 나섰다. 도종환, 김민기, 유은혜,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국회 의원회관에서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란 토론회를 개최, 차기 정부의 출판산업진흥 정책의 방향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출판문화진흥정책 이대로 좋은가’란 발제를 통해, 혁신적인 출판진흥책을 제시했다.

한 국가의 독서력은 경쟁력의 한 요소로 꼽히지만 우리 국민의 최근 5년간 연평균 독서량은 2010년 10.8권에서 2015년 9.1권으로 매년 줄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하루 평균 독서 시간도 32분에서 22.8분으로 줄었다. 도서구입비도 마찬가지다. 2003년 3만7793원에서 2016년 1만5234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도 국가 문화재정에서 출판진흥을 위한 예산은 10년 전의 0.53%에서 올해 0.28%로 반감됐다. 게임산업 육성 예산이 2016년 458억에서 2017년 642억 원으로 40.2%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백원근 대표는 이런 출판위기에도 정부의 대응이 따라가지 못하는 원인을 기존 정책을 연장하는 데 안일함에서 찾는다. 이에 따라 출판 정책기구인 진흥원의 대대적인 조직 및 업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가 제시한 차기 정부의 출판정책 방향은 책 생태계 전체를 키우고 발전시키는 인프라 조성이다. 이를 위해 출판, 도서관, 정책 부서가 각각 떨어져 있는 상태를 책 생태계 융합형 행정 체계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

세부적으로는 우선 공공도서관, 학교도서관 등 관종별 도서관이 신간을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도서구입비의 대폭 확보를 제안했다. 지자체나 교육청 예산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재원을 중앙정부에서 직접 확보해 교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정가의 15%까지 모든 책의 직간접 할인율을 허용하고 있는 현 도서정가제를 완전도서정가제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각종 카드연계, 쿠폰 발급에 의한 우회 할인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 대표는 “문화적 공공재인 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면 프랑스나 독일처럼 거품 가격이 없고 일물일가(一物一價)의 원칙에 충실한 정가제를 하루 빨리 확립해야 한다”며,“완전한 도서정가제는 지역 서점과 개성이 넘치는 서점들의 존립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서점의 비정상적인 신간 할인 판매 방식인 50% 바이백(페이백) 서비스 규제, 산업 파괴적인 방식의 기업형 중고책 매매 행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백 대표는 독서정책 혁신을 위해 대통령 산하기관으로 독서재단을 운영하며 방대한 사업을 펼치는 독일 사례처럼 ‘독서진흥재단’을 민관 거버넌스 독립기구로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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