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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두환의 인물평…최규하 ‘어른’ㆍ3김 ‘집권욕’
-“최규하 대통령, 내 나름 지성으로 모셨다”
-“3김, 국가를 허수아비쯤으로 여겨 위기 초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3일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1권, 혼돈의 시대’에서 밝힌 전직 대통령과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인물평이 눈길을 끈다.

전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권력을 넘겨준 최규하 전 대통령은 꼬박꼬박 ‘대통령’, ‘어른’이라고 호칭하며 깍듯하게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3김은 ‘씨’라고 부르면서 집권만을 향해 폭주했다는 식으로 비판했다.

[사진=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전 전 대통령은 최 전 대통령과 처음 단독으로 만난 것은 10ㆍ26 사건 이틀 뒤인 1979년 10월28일이었다며 “평소 알고 있던 대로 중후한 풍모에 말씀도 신중히 하시는 분”이었다고 소개했다.

최규하 과도정부에 대해서도 “위기관리 정부를 자처하며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순리에 따라 위기를 수습하고 국정과제를 풀어나가야겠다는 최규하 대통령 정부”라며 후한 점수를 매겼다.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선 “나는 내 나름대로는 지성으로 모셨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기간에는 각 분야의 국가원로들로 구성된 국정자문회의 의장으로서 정부에 조언도 하시고 해외순방을 통해 우리 외교관과 교민들을 위로 및 격려도 해주시면서 보람 있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셨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다만 자신이 12ㆍ12 때 겁박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도록 몰고갔다는 ‘음해’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와 달리 김영삼ㆍ김대중ㆍ김종필 등 3김에 대해서는 혹평을 쏟아냈다.

전 전 대통령은 “그 시절 3김 씨가 집권욕을 자제하면서 조바심을 버리고, 순리대로 정치발전을 이루어가겠다는 최규하 대통령을 도왔더라면 그 후의 역사 진행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라며 “그들은 최규하 정부를, 국가를 허수아비쯤으로 여긴다고 할 만큼 경솔하고 조급했으며 비협조적인 자세를 거침없이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사진=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10ㆍ26이 자신 때문에 일어났으니 차기 집권자는 당연히 자기여야 한다는 듯 조급증을 나타냈다”며 “그러한 조바심이 혼란 수습과 위기 극복이 먼저라고 여긴 최규하 정부를 어렵게 만들고 국면을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김종필 전 총리를 겨냥해선 ‘공화당을 안락사시킨 장본인’이라면서 “자신을 ‘유신의 피해자’라는 위치에 세워놓고 자기 살길만을 찾으려고 했다”며 “구여권만이라도 잘 추슬러서 지지를 확보할 만한 능력도, 도덕적 힘도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가장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사면복권 후 김대중 씨는 당초 그에 대한 사면을 반대했던 사람들이 우려했던 행태를 그대로 보여줬다”면서 “어느 정치학자가 광주사태를 얘기하면서 ‘김대중 씨의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정치기술’이라 표현했는데 김 씨는 바로 그러한 정략을 구사하는 데 능했던 것”이라며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의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 1권은 600여페이지 분량으로 10ㆍ26사태 이후 최규하 정부를 거쳐 자신이 제11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까지를 담았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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