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살인 방식이 상당히 치밀한 부분들이 있다”며 조현병보다는 해리성 장애일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교수는 “10대 여학생이 먼저 어린 아이한테 접근을 했었다면 이건 계획적”이라며 “행적을 보면 상당히 치밀한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8살 여자 초등학생이 흉기에 찔린 채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용의자 A(17)양을 긴급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A양(오른쪽)이 피해 아동을 유인해 승강기를 타고 자신의 거주지로 향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캡처. [사진제공=연합뉴스] |
그는 “예를 들자면 그 청소년의 집이 15층인데 아이를 유인을 해서 15층으로 데리고 가야 되는데. CCTV에는 13층에서 내린 기록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해서 두 층을 걸어올라가서 아이를 자기 집에서 살해하고. 그리고는 시신을 유기할 때도 보면 CCTV에 전혀 옥상으로, 물탱크 쪽으로 올라간 기록이 또 나와 있지 않습니다”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지금 이걸 우발적으로 저지른 자가, 더군다나 정신질환이 있는 자가 이렇게 굉장히 체계화된 그런 형태의 범행을 저지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계속 제기하게 만들죠”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강남역 인근 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이른바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의 범인 김모씨는 조현병 환자로 드러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도 조현병에 의한 것일 가능성에 대해 이 교수는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는 사건”이라며 “조현병이라는 식으로 밝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성급하게 조현병이 문제라는 식의 생각보다는 수사과정 중에 (10대 소녀의) ‘기억이 안 난다’는 대목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의미 있게 고려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이 안나는 증세가 있는 정신질환이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자면 해리성 장애 같은 것들, 일명 다중성격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라고 추정했다.
그는 “(해리성 장애의 경우) 지배적인 성격이 나타날 때 다른 성격이 한 일을 기억 못할 수도 있다”며 “그런 종류의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질환이면 조현병 전반에 걸쳐서 불안감을 갖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지금 이 용의자가 갖고 있는 질환의 특성이 뭔지 좀 더 발표가 정확하게 날 때까지 정신감정도 보내며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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