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에도 ‘색깔전쟁’이 떠올랐다. 현재까지 선점(?)된 색상은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녹색, 흰색, 빨간색 등이다. 다른 후보와 색이 겹쳐선 곤란하고, 색 나름의 상징성까지 부여해야 한다.
색이 이처럼 화려한 대선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당제 하 한국정치는 2가지 색, 많으면 3가지 색상이 대선을 장식해왔다. 올해는 일단 정당부터 5개. 게다가 민주당이 ‘대선 같은 경선’을 치르면서 경선에서부터 후보 색이 등장했다.
문재인 후보 지지자는 파란색을 택했다. 파란색은 민주당 색이다. 문 후보는 지지율 1위 후보이기도 하지만, 2015년 말 더불어민주당이 출범할 때 당 대표를 맡았었다. 민주당 경선을 통과하면 후보는 당색인 파란색 옷을 입어야 한다. 본선행을 자신하는 심정을 담았다고 한다. 경선장에 문 후보 지지자로 참석한 박윤희(53ㆍ여) 씨는 “우린 민주당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안희정 후보 지지자는 노란색 물결이다. 지지자들은 노무현 정신, 노무현 돌풍을 계승하고픈 마음이라 했다. 김영숙(52ㆍ여) 씨는 “노무현 적자를 상징하고, 또 노란색은 안전의 이미지도 있다. 우리나라를 보호해줄 수 있는 안희정”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이재명 후보는 주황색이다. 이 후보 측은 ‘오렌지 혁명’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다. 그는 “오렌지 혁명 정신처럼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의지”라고 밝혔다. 오렌지 혁명은 2004년 우크라이나 시민이 정권교체를 이뤄낸 시민혁명이다.
이 시장 지지자들은 색다른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주황색은 노란색과 빨간색의 혼합이란 얘기다. 채은경(44ㆍ여) 씨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랑과 이 시장의 열정을 뜻하는 빨강이 만나 주황색이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선 중인 안철수ㆍ손학규 후보는 모두 녹색을 선택하고 있다. 녹색은 국민의당 당색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지지자들은 흰색을 택했다. 유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에도 무소속을 상징하는 ‘흰색’을 선거복으로 입었다. 유 후보에게 흰색 옷이란, 정치적 고난을 함께한 동반자이겠다. 유 후보 측은 “지지자가 자유롭게 가져온 색이고 공식적으로 정한 건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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