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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ㆍ트럼프ㆍ박근혜의 공통점…‘피부’의 정치
소마미술관, ‘내가 사는 피부’展
인종차별ㆍ외모지상주의 등
피부에 숨은 정치적 함의 탐색
작가 18인 작품 99점과 영화 소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피부’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최근 해외 주요외신들에선 때아닌 ‘인종차별’ 논쟁이 벌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대북관계 변화를 리포트했던 영국 BBC의 짧은 뉴스클립이 그 발단이다. 유투브에서 조회수 1억건을 가뿐히 넘긴 이 영상은, 한국 지역 전문가인 로버트 캘리 부산대교수의 인터뷰 당시, 방안에 난입한 4살 딸과 1살 아들 그리고 이들을 흡사 ‘닌자’처럼 데리고 나가는 엄마가 나온다. 일부 해외 언론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여성을 ‘유모’로 보도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쌓인 것. 

김준, 포레스트-그린 데이, 디지털 프린트 90x210cm, 2016. [사진제공=소마미술관]

아이를 돌보는 아시아계 여성은 ‘유모’일 것이라는 편견. 피부를 기준으로 하는 인종차별적 시선은 이처럼 정치적이다. 뿐만이랴, 전 세계 증시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탈퇴)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도 나(백인)와 다른 인종(이민자)는 싫다는 차별의 발로에 다름없다.

피부의 정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계를 한국으로 국한시켜 보면, 젊음과 외모지상주의도 ‘피부’로 집중된다. 불혹을 바라보는 여배우의 피부엔 주름하나 없고,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게 우리 사회다. ‘탄핵’으로 귀결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탄한 피부도, 이런 사회적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소마미술관 `내가 사는 피부` 색소정치학 섹션 전시전경 [사진제공=소마미술관]
소마미술관 `내가 사는 피부`전 정체성 섹션 전시전경 [사진제공=소마미술관]

피부의 정치성을 탐색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소마미술관(서울 방이동 소재)은 4월 30일까지 피부를 화두로 작업하는 현대미술작가 18인의 작품 99점과 영화감독 7인의 영화 8편을 소개하는 ‘내가 사는 피부’전을 개최한다. 인간의 몸 중 피부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전시로, 지난해부터 시작한 ‘몸을 매개로 예술과 삶의 관계를 조망’하는 소마미술관 기획의 일환이다.

전시는 ‘경계로서의 피부’, ‘피부 미학’, ‘색소정치학’ 등 피부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섹션과 ‘정체성’, ‘디지털 스킨’등 피부의 확장 형태인 옷(패션)과 디지털시대의 피부에 초점을 둔 섹션으로 구분된다. 신체에 숨은 정치성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작가들의 통찰력에 주목할 만 하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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