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명확한 이론으로 정리한 것은 전무했다. 경영사상가 50(thinkers 50)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캐나다의 로저 마틴 교수의 ‘디자인씽킹’ ‘비즈니스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각광 받은 적은 있지만 실제 사례와 방법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디자인웍스’는 그런 갈증에서 시작됐다. 이 책은 로저 마틴이 로트만 경영대학원장으로 있으면서 관련 연구를 위해 만들었던 디자인웍스 스튜디오의 연구 결과로, 비즈니스 디자인의 개념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으며, 몇 가지 주요 사례도 담고 있다. 또한 토론토 경영대학원 소속의 디자인 센터가 2005년 P&G를 시작으로 여러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만든 비즈니스 디자인의 프레임워크와 기법도 담고 있다.
한 예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네스프레소’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네스프레소는 커피 애호가들에게 프리미엄 커피의 즐거움과 탐닉의 순간을 제공해 커피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고품질의 커피를 특허받은 캡슐에 담아 특별한 커피머신을 통해 내려 받도록 한 시스템은 아예 새로운 비즈니스였다. 또한 커피 생산 방법과 생산자들과의 관계, 캡슐 회수 방식 등 제품 공급망을 새롭게 디자인해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의 대표 사례로도 꼽힌다.
책에 따르면 ‘비즈니스 디자인’은 3단계, 정확히는 세 개의 맞물린 기어로 나뉘어 돌아간다. 첫째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 둘째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했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콘셉트를 만들고 시각화하는 것. 셋째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 기어들을 이해하고 나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거나 경쟁 상대의 비즈니스를 더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콘 편집자 김승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