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남ㆍ이태원ㆍ압구정ㆍ청담동 소재 저택ㆍ빌딩 등 2090억 규모
[SUPERICH=윤현종ㆍ민상식ㆍ이세진 기자]
4주일이 다 돼 간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지역 최종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는 진행형이다. 중국 사업이 막혀 손해 본 한국 기업은 한둘이 아니다.
국내 최대 화장품 부호로 꼽히는 서경배(54)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예외일 수 없다. 핵심은 오너일가 상장사 자산의 손실이다. ‘사드 보복’이래 서 회장 지분 가치는 하룻새 8320억여 원이 사라진 적도 있다. (▶관련기사:사드가 주저앉힌 서경배…‘한 계단’의 값은 8300억 (2017. 3. 8) 기사링크 ) 이는 주가와 연동된 재산이다. 악재에 휘둘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ㆍ이태원동 서경배 소유 저택 위치 [구글어스 재인용] |
하지만 서 회장 일가는 자기 회사 주식만 쥔 게 아니다. ‘후폭풍’을 비껴간 자산이 상당하다. 값이 잘 내리지 않는 부동산과 현금 등이다.
고(故) 서성환 창업주 자손들인 서 회장 남매는 용산구 한남동ㆍ강남구 청담동 등 서울 부촌에 저택 2채ㆍ대형아파트(및 빌라) 4채ㆍ빌딩 4채 등을 개인 및 개인 회사 이름으로 갖고 있다(지난해 5월 기준). 면적은 2만 1345㎡(구 6468 평)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등기부 등을 직접 확인한 결과다.
실거래가 등으로 추계한 이들 물건의 현재 가치는 1225억여 원이다. 여기서 각종 내부거래ㆍ매각 등으로 쌓인 현금자산 865억여 원도 서 회장 일가 소유다. 적어도 2090억 원 만큼은 ‘사드충격’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는 셈이다.
1. 서경배:한남동ㆍ이태원동 단독주택 428억여 원
서 회장은 용산구 한남동과 이태원동 소재 단독주택 2채를 소유하고 있다. 등기부에 기재된 토지ㆍ건물 연면적 합계는 3457㎡(구 1047평). 시가 428억 원 가량으로 집계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서경배 회장 소유 저택 |
이 가운데 한남동 737번지 소재 2층짜리 단독주택은 서 회장 아버지인 서성환 창업주가 1972년 10월 매입했다. 이후 소유주는 서 회장의 형→2011년 아모레퍼시픽 그룹으로 두 차례 바뀌었다. 서 회장은 이 집을 2012년 회사로부터 174억여 원에 사들였다. 실거래 시점∼2016년까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반영해 추산한 이 집의 현재 가치는 270억여 원이다.
이 집과 걸어서 약 5분 거리. 이태원동 101번지에도 서 회장 소유 주택이 있다. 취재팀이 지난 15일 직접 찾아가 본 이 집은 작년에 이어 현재까지 수리 중이었다. 1년 전과 달리 집 바깥은 말끔해 공사 중임을 알 수 없었다. 안 쪽에선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경비로 보이는 한 직원은 “서경배 회장 댁이 맞다. 공사는(끝나려면) 한참 멀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용산구 이태원동 서경배 회장 저택의 2016년(왼쪽)과 2017년 모습. 1년 넘게 공사가 진행 중이다 |
어떤 건물이든 새단장 뒤엔 값이 조정된다. 대부분은 오른다. 얼마나 될까. 이 동네의 웬만한 부동산 거래는 중개인을 거치지 않는다. 집주인들이 신분 노출을 꺼려서다. 정확한 가치 파악이 어려운 이유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 윤 모씨는 “거래가 거의 안 나오는 땅이지만, 나오면 봐뒀던 사람들이 금방 사가는 곳”이라며 “서 회장 집 주변 토지는 3.3㎡(구 1평) 당 6000만∼7000만 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그의 이태원동 집은 땅값만 최소 158억 원인 셈이다.
2. 서영배 일가:청담동 빌라 29억 원ㆍ한남동 주택 현금화 172억여 원
아모레 가(家) 첫째 아들 서영배 태평양 개발 회장은 강남구 청담동 102번지 소재 복층 빌라를 갖고 있다. 전체 11층 가운데 1ㆍ2층이 서 회장 소유다. 면적은 전용 244.03㎡(구 73평)다.
서영배 회장 소유의 청담동 빌라. 서 회장은 이를 아들에게증여했다. |
서 회장은 1999년 이 집을 매입해 10년이 지난 2009년 아들 서 모(32)씨에게 증여했다. 3월 현재 이 빌라 시세는 29억 원이다.
서 회장은 과거 아버지 집을 증여받아 소유한 적도 있다. 바로 1972년 서성환 창업주가 샀던 한남동 737번지 저택이다. 2002년 이 집을 증여받은 그는 2009년 주식회사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 그룹)에 팔았다. 당시 회사는 창업주 아들이 증여받은 집을 172억 2350만 원에 사주었다. 이 돈은 자연스레 서 회장의 현금자산이 됐다.
3. 서혜숙 일가:청담동 빌딩 3채 700억 원ㆍ아파트 2채 69억 원ㆍ빌딩 및아파트 현금화 83억여 원
서경배 회장 둘째 누나인 서혜숙(67) 씨도 부동산 자산이 상당하다. 법인등기부 등에 따르면 그는 자신이 세운 부동산 임대ㆍ매매ㆍ관리ㆍ개발업체 ㈜은행나무 대표이사를 지냈다. 현재 이 회사는 그의 두 아들 김근종(41)ㆍ김우종(39) 씨 등이 이끌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소재 빌딩들은 서 씨 일가의 핵심자산이다.
서경배 둘째 누나 서혜숙 소유의 청담동 ‘소나무 빌딩’ |
이 가운데 한 채는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청담동 84번지)에 자리했다. 현재 770㎡(구 233평) 대지에 올라간 지하 4∼지상 9층, 연면적 4091㎡(구 1239평)의 ‘소나무빌딩’이다.
부동산 폐쇄 등기부 등에 따르면 서 씨와 남편 김의광(68) 목인박물관장은 2006년 2월 이 부동산을 사들였다. 이후 2015년 5월 큰아들 김근종 씨에게 증여했다. 2개 필지로 구성된 건물 부지의 지난해 공시지가를 고려한 현재가치(실거래가 반영률 65%(국토연구원 자료기준)적용)는 299억여 원이다.
서혜숙의 회사가 2014년 매입한 학동사거리 인근 빌딩 |
이 빌딩에서 도보 약 7분 거리(448m) 소재 학동사거리 인근 건물도 서 씨 회사 소유다. ㈜은행나무는 2014년 11월 266억원을 주고 이곳 건물과 땅을 매입했다. 규모는 소나무 빌딩보다 큰 편이다. 토지면적 1014㎡(구 307평), 연면적 5961㎡(구 1806평)의 지하4∼지상 7층 건물이다. 지난 2년 간 공시지가 상승폭에 기초한 이 빌딩 시가는 300억여 원이다. 현재 이 건물 전체는 주식회사 깐부가 지난해 4월부터 2021년까지 전세권을 설정한 상태다. 깐부가 이 빌딩에 설정한 전세금액은 20억 원이다.
서 씨 일가는 인근 압구정동 소재 대형아파트도 갖고 있다. 두 채 모두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다. 전용면적 243.23㎡(구 73.7평)짜리 한 채는 서 씨 장남 김근종 씨가 2006년 12월에 30억 원을 주고 매입했다. 현재 시세는 37억 원이다.
또 하나는 서혜숙 부부가 ‘현금화’하는 데 활용했다. 전용면적 196.21㎡(구 59.4평) 규모의 이 아파트는 서 씨 등이 1985년 공동 매입했다. 이후 2007년 그의 차남 김우종(39) 씨에게 매각하며 23억 원을 받았다. 지금도 이 집은 김 씨 소유다. 현재 시세는 32억 원이다.
서혜숙이 둘째 아들에게 매각한 청담동 82번지 소재 빌딩 |
서 씨가 비슷한 방식으로 현금 자산을 확보한 물건은 또 있다. 바로 청담동 82번지 빌딩이다. 소나무빌딩과 300여m 거리에 자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미용사 정송주(56)씨의 미용실로도 알려진 헤어숍 ‘토니앤가이’ 청담본점이 있는 곳이다.
2002년 7월 서 씨는 이곳을 매입해 2006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둘째 아들에게 팔고 60억 2000만 원을 받았다. 533.4㎡(구 161평) 토지에 지어진 연면적 1373㎡(구 416평), 5층 높이인 이 건물은 현재도 김 씨 명의로 돼 있다. 현재 가치는 99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4. 서미숙:현금화 610억여 원
서경배 회장의 넷째 누나 서미숙(59) 전 리베라호텔 고문은 지난해 서울 강남 일대에 갖고 있던 부동산 자산 대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은 600억 원 이상이다.
서경배 넷째 누나 서미숙이 소유했던 청담동 소재 빌딩. 그는 이 건물을 568억 원에 매각했다. |
우선 도산대로 변에 자리한 청담동 92번지 소재 빌딩이다. 1179㎡(구 357평)규모 토지에 세워진 지하1∼지상 3층짜리 건물이다. 연면적은 2035㎡(구 617평)다.
등기부 기록에 따르면 서 씨는 2007년 10월 이 빌딩을 28억 2000만 원에 매입했다. 그리고 9년 뒤인 지난해 5월 568억 원을 받고 주식회사 삼탄 등에 매각했다.
그가 쥐고 있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처분 대상이 됐다. 전용면적 245.2㎡(구 74평) 규모인 이 집은 서 씨가 1998년 10월에 사들인 뒤 작년 10월에 매각했다. 가격은 42억 4700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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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