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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새 학기 시작하자마자…여중생 ‘친구관계’ 문제로 투신
-“어머니와 통화했다” 조퇴 승인
-학부모 통보 없어…15층서 투신
-“친구관계 소원”…학폭 등 조사


[헤럴드경제=유오상ㆍ정세희 기자]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한 여중생이 친구 관계를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학생은 수업 중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조퇴를 신청했고, 학교는 학생을 조퇴시키며 학부모에게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A(13ㆍ여) 양이 지난 14일 자신의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양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관계가 소원해지며 이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헤럴드경제DB]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A 양은 지난 13일 오후 2시께 수업 도중 담임선생님에게 “생리 때문에 배가 아프다”며 조퇴를 신청했다. 전화로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는 A 양의 말에 학교 측은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A 양의 조퇴를 허락했다. 그러나 학교를 조퇴한 A 양은 집으로 향하지 않았다. A 양은 자신의 집을 지나쳐 아파트 15층 옥상으로 올라갔고, 스스로 몸을 던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A 양의 부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있었는데, 최근 사이가 안 좋아져 아이가 고민 했었다”며 “중학교에 입학한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학교를 바꾸고 싶다는 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A 양의 부모는 A 양의 카카오톡 메신저 채팅 내용 등을 근거로 학교에서 왕따 등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했다. 사건 현장에서 A 양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당일 학교 측은 제대로 조퇴를 하겠다는 A 양에게 별다른 확인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양의 부모는 “학기 초에 적응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도 학교는 부모님과 통화했다는 아이의 말만 믿고 그대로 조퇴를 승인했다”며 “최소한 부모에게 조퇴 사실을 알려주기만 했어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소식에 학교 측도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A 양에 대한 왕따 등의 가혹 행위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학교 관계자는 “학교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A 양의 투신 자세한 투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왕따나 학교폭력 정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평소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던 A 양이 친구와의 관계가 틀어지며 심적으로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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