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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사드 무차별 보복 ②] 세계 주름잡던 ‘한국과자’…브레이크 걸리나
-한류 영향에 한국과자 해외서 인기
-수출 40%가 중국…혐한 감정 변수
-제과업계 ‘포스트차이나’ 주목해야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한국산 과자류가 한류 영향으로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자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혐한 감정이 고조되고 있어 이러한 추세가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6 가공식품 세분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과자류 수출액은 지난 2015년 기준 2억5163만 달러로 2011년 1억4098억 달러에 비해 78.5% 증가했다. 이는 국내로 들어온 과자 수입액(2억4329억 달러)을 처음 넘어선 것이다.

전세계를 주름 잡고 있는 한국 과자가 현재도 잘 나가고 있지만, 중국 사드 보복 변수로 인해 장밋빛 미래만은 장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중국 마트 이미지.

국가별로 살펴보면 수출 증가율이 최대 300%이상 급등한 동남아시아와 중동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11년 139억 달러이던 대싱가포르 수출액은 2015년 578억 달러로 316.7% 껑충 뛰었다. 말레이시아(297.7%)와 필리핀(194.8%) 역시 수출액이 늘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141.8%)와 아랍에미리트연합(60.7%)의 수출액도 증가 폭이 컸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류 등의 영향으로 인해 최근 5년간 이 지역에서 과자류의 수출도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과자 수입에선 2015년 기준으로 미국(4908만 달러), 말레이시아(4216만 달러), 중국(3367만 달러), 이탈리아(1561만 달러) 등의 규모가 컸다. 특히 이탈리아는 2011년 이후 수입 증가율(264.7%)이 가장 높았다.

2015년 전체 수출액 규모에서 중국은 1억177만 달러(40.4%)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미국(14.0%)과 홍콩(6.7%)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수치를 보면 우려감이 짙다. 국내 과자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한국과자 보복’이 가시화되면 치명타로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일 중국 정부는 국내 과실 음료 제품에 대해 서류 미비를 이유로 통관 중단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게다가 중국 현지에서는 대형마트내 진열된 롯데제과 등 한국산 제품을 제거하려는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웨이보(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한국산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게시글과 사진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과자 수출액 현황

사드 보복권에 있는 업체는 롯데만이 아니다. 오리온과 농심 등 국내 식품 대기업들로도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오리온의 경우 일부 롯데제품으로 오해받고 대형마트에서 물건이 빠지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오리온 측은 ‘우리는 롯데와 다르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 사태를 진화하려 했다. 국내 제과 업체들은 언제 엮일지 모르는 만큼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현지에서 아직 제품을 거부하는 움직임은 없으나 계속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드 보복이라는 큰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지난 2012년 중일간 센카쿠 영토분쟁 당시 중국의 전방위 보복에 일본은 탈중국 정책을 강화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며 “국내 제과업계도 아시아ㆍ유럽ㆍ중동 등 다양한 권역으로 수출을 늘려 과자류 시장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리온의 경우 ‘포스트 차이나’로 선택한 베트남 시장이 제2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인구는 약 9500만명으로 제과의 주소비층인 30세 미만 인구가 50%에 달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게 오리온 측의 분석이다. 더불어 베트남을 발판으로 아세안 국가와 인도차이나 반도, 중동지역 수출을 늘리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1위 제과기업인 델피와 현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해 5조원 규모 인도네시아 제과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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