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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주기관차’ 같던 중국, 태도 변화…왜?
-中, 韓엔 사드보복·美엔 대화 제안
-WSJ “미국 강경책, 中에 군사·외교적 압박”
-중국, 중재자 역할 자처…北 제재는 회피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후 분노의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리던 중국이 미국에 북미(北美) 협상을 제안하는 등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해외 언론들이 분석했다. 미국이 강경한 대북(對北) 기조를 천명하고 중국의 역할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내놓자 미·중 간 경제, 외교적 갈등을 의식한 변화 행보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에 따르면, 사드 배치가 시작된 이후 한미 양국에 강경 일변도로 거친 분노를 쏟아내던 중국이 미국에 북미 대화를 제안하는 등 태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미국과 북한의 회담 재개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안정을 위해 북한과 한국 미국이 긴장을 가속하는 행위를 멈추고 대화의 장에 나오라”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대북 강경책과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 등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 “사드는 한·미·일의 안보 문제”라며 “중국은 이래라저래라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에 WSJ은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결국 중국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압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측 태도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드체계가 중국의 안보 시스템 추적에 사용될 수 있다는 중국의 강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북미 대화 제안은 미·중 간 긴장감을 보여주는 증거로도 해석된다. WSJ은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북미대화 제안은) 중국이 양국 긴장을 낮추기 위한 단기적 외교 전략”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해 중국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한이 한미합동훈련을 중단하는 대가로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니키 헤일리 UN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이성적인 사람이 아니다”라며 북한과의 협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미합동훈련에 대해서는 지난 40여 년 동안 매년 계속됐고 북한에도 사전에 통지한다면서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WSJ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견해를 기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최근 미사일 테스트와 김정남 암살 사건 등에 따른 강경 대북 정책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이 같은 협상 제안이 통할 리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이달 말까지 새로운 대북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제재부터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북한 미사일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등 강도 높은 모든 옵션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꺼려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WSJ은 “지난달 중국이 북한에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등 경제 제재에서 압박을 더 가하는 것은 꺼리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 체제가 붕괴되면 잠재적으론 미군이 중국 국경 가까이 배치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북한의 체제 붕괴를 원하지 않으며 이는 미국의 동아시아 지역 내 영향력 강화를 꺼려한다는 설명이다.

대신 “중국 지도부는 다음 단계로 나가기 위한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고 있다”며 양비론적인 “중개자(intermediary)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날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 개인 제재)’를 본격적으로 꺼낸 것도 중국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줬다.

미국 정부는 전날 중국 2위 통신 장비 업체인 ZTE(중싱통신)에 대해 11억 9200만 달러(1조 3640억 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미국 대외 제재 규정 위반과 관련한 벌금으론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이후 중국 1위 통신업체인 화웨이를 향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 때부터 강조해온 중국 압박을 통한 대북 제재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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