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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보관장 철거 모란시장 “악취가 확 줄었다”
[헤럴드경제] 전국 최대 개 유통시장인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이 4일 5일장을 맞아 나들이 인파로 붐볐다.

모란시장가축상인회가 지난달 27일 개 보관장을 자진 정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맞은 장날이다.

화창한 봄 날씨 속에 장터를 찾은 시민들은 달라진 모란시장 풍경을 가장 먼저 코끝에서부터 느꼈다.

시장에 들어설 때마다 코를 자극하던 특유의 고약한 악취가 확 줄었다.

개를 비롯한 가축 분뇨 냄새와 도축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냄새가 뒤섞여 시장방문객들은 물론 상인들조차 곤욕을 치렀다.

아직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악취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악취가 감소한것은 분명했다.

한 건강원 주인은 “제 아내도 냄새 때문에 뒷길로 다니곤 했는데 이젠 그럴 일이 없어졌다”며 웃었다.

모란시장 개 판매 업소 22곳 중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점포 앞에서 있던 개보관 우리(케치지)를 치웠다. 이들은 내부 도축시설도 이달 말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개 보관장이 없어진 뒤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눈에 띄게늘었다고 한다.

모란시장가축상인회가 지난달 27일 개 보관장을 자진 정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맞은 장날 모란시장의 모습.

이날 어린 남매와 함께 모란장을 찾은 박모(37·경기 광주)씨는 “작년에 왔을 때는 어수선한 분위기와 고약한 냄새에 비위가 상했는데 훨씬 좋아졌다”며 “좀 더 많은 이들이 찾을 수 있는 젊고 밝은 시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란시장을 지나는 시내버스 안에서도 개 보관장 철거가 화제였다. 20대로 보이는 커플은 시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개 철창을 없앤다고 했는데…”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정확히 말하면 모란시장에서 ‘살아 있는 개’(식육견)는 사라졌지만 ‘개고기’는 여전히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체결한 성남시와 모란가축시장상인회 간 환경정비 업무협약은개 보관장·도축시설 정비에 국한돼 있다.

상인회는 판매 목적으로 개를 가두거나 도살을 중단하고 개 보관 및 도살시설 전부를 자진 철거하기로 했다. 시는 상인들의 업종 전환, 전업 이전, 환경 정비를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다.

현행 축산물위생관리법과 시행령에 개는 가축 범위에 포함하지 않아 행정적으로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번 자진정비 소식이 알려지면서 개고기 판매도 확 줄었다는 것이 상인들의 말이다.

한 상인은 “오늘 아침 주문 한 건 받은 것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과거 주말 장날과 비교해 절반 이상 판매가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개 보관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군데군데 오리주물럭 등을 파는 좌판이 들어서 손님들을 맞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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