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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한마디로 지지율 휘청?
박빙일 땐 말 한마디가 변수
말투·표정변화·매너가 중요


대통령후보를 뽑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레이스가 합동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 개막한 가운데 후보자 간 합동토론회가 ‘지지율 변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후보자 간 합동토론회는 선거판의 ‘하이라이트’다. 미디어 노출 범위가 넓은데다 후보자별 장ㆍ단점을 바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다. 상대 후보의 집요한 공세에 대응하는 ‘셀프 컨트롤’ 능력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도 유발한다.


대선후보들이 합동토론회 횟수와 방식, 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후발주자는 ‘지지율 만회’를 위해 가능한 많은 토론회를 요구한다. 후보자에 따라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선두주자는 ‘지지율 보전’을 위해 미디어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드러내면 낼수록 플러스(+)보다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동토론회가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미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마디 실수에 지지율이 휘청일 정도로 큰 위력을 발휘하진 못한다. 특히 지금처럼 ‘대세주자’가 있을 때는 합동토론회로 지지율 반등을 노리기는 더욱 힘들다.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맞붙었던 2008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TV토론은 누가 봐도 정 후보가 우세했지만 이 후보의 대세론을 꺾지 못했다.

대세주자가 없을 때도 합동토론회는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2002년 16대 대선을 보면, 1차 TV토론 직후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노무현ㆍ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2.5%, 39.3%로 나타났다. 2차 TV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각각 42.5%, 37.0%를 기록, 토론회 전후와 지지율 변화가 거의 없었다.

정지영 한국갤럽 기획조사실 이사는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보는 사람은 ‘열성 지지층’”이라면서 “열성 지지층의 충성도를 강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상대 후보의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 실장도 “토론회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판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합동토론회의 효과를 폄훼할 순 없다. 우선 박빙 승부일 때는 합동토론회가 표심을 가르는 승부처가 된다. 언론이 토론회를 어떤 프레임으로 보도하느냐도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말 실수나 감정 조절 실패는 언론에 대서특필된다.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후보의 지나치게 공세적인 태도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역효과가 났다.

정지영 이사는 “소통은 대통령의 중요한 자질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후보자의 정책보다 말투나 표정 변화, 제스처, 매너 등 상대와의 소통 능력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진성 기자 /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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