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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대행’넘어선‘대통령급’행보
대통령 대신 조찬기도회 참석
고건과 달리 국경일 기념사
대선출마 촉구 외곽 움직임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특별검사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하면서 조기대선을 언급한 황 대행의 최근 행보는 권한대행을 넘어 사실상 대선주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 대행은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9회 국가조찬기도회에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왼쪽)가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가조찬기도회에는 1968년부터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왔으나 이번에는 박 대통령이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정지되면서 황 대행이 대신했다.

황 대행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의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갈등이 확산되면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제 반목과 질시에서 벗어나 서로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국민적인 대통합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3ㆍ1절 기념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탄핵정국에 따른 국가분열상을 지적하면서 국민화합과 통합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3ㆍ1절 기념사는 황 대행이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첫 국경일 기념사였다. 지난 2004년 3월12일부터 같은 해 5월14일까지 권한대행 업무를 수행한 고건 전 대행의 경우 국경일 기념사를 하지 않았다.

황 대행의 행보는 고 전 대행과 비교할 때 더욱 도드라진다.

고 전 대행이 폭설 등 재해현장만을 방문한 것과 달리 황 대행은 군부대와 전통시장, 쪽방촌 등 민생현장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며 사실상 대선주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또 고 전 대행이 국무회의 외 회의를 최소화한데 반해 황 대행은 각종 현안 관련 회의와 대규모 규제개혁 국민토론회,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는 등 존재감을 십분 과시하고 있다.

황 대행 측에선 “헌법에 대통령 궐위시 총리가 권한을 대행한다고만 돼 있는데 차라리 권한대행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면 좋겠다”는 푸념도 나온다.

그러나 ‘대통령 권한대행 명패’나 ‘대통령 권한대행 명의 시계’ 등 의구심을 자초한 측면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황 대행 스스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나중에 밝힐 때가 있을 것이라면서 문을 열어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행 대선출마를 촉구하는 외곽진영의 움직임도 꿈틀대고 있다.

황 대행의 팬클럽인 ‘황대만’(황교안 통일 대통령 만들기)은 1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모임을 가졌다.

또 ‘2017년 태극기 민심은 황교안을 요구하고 있다’며 황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서적이 출판되기도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황 대행이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인용한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는 빌립보서 4장6절을 두고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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