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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WC 2017] 조성진 부회장 “불필요한 혁신 않겠다”
-취임 후 사무실서 스마트폰 10여대 뜯어보며 ‘열공’

[헤럴드경제=바르셀로나(스페인) 김성훈 기자]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앞으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불필요한 혁신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조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 행사장 LG전자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몇년간은 소수 마니아를 위한 니치 마켓(틈새시장)을 주로 공략했다면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스마트폰 산업은 상당히 성숙해서 이렇다 할 혁신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크지 않은 혁신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거나 억지로 뭔가를 끼워 넣어 문제를 만들기보다는 안전성이나 품질 같은 스마트폰 본연의 가치로 접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조성진 LG전자 부회장(사진 왼쪽)이 27일(현지시간) ‘MWC 2017’ 행사장의 LG전자 부스에서 ‘G6‘와 블루투스 이어폰 ’포스‘를 살펴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이어 “지난 3개월 동안 모바일 사업에 50%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다”며 “경쟁사 제품 30여대를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봤다. 실제 10여대를 뜯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조 부회장은 실제로 CEO 취임 직후 스마트폰 공부에 매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부회장의 이런 발언은 기존 사업 전략에 대한 반성으로도 해석된다.

2015년 출시된 LG전자의 ‘G4’는 2015년 출시된 G4는 스마트폰에 아날로그 감성을 더한다는 취지에서 후면에 천연가죽을 입혔다가 참패했다. 작년에 나온 G5는 스마트폰에 모듈을 붙여 색다른 기기로 변신할 수 있도록 만들어 호평을 받았지만, 수율 문제가 말썽을 빚었다.

조 부회장은 냉장고에 비교해 기존 전략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그는 “과거 냉장고 시장에서 용량 경쟁이 있었는데, 나는 3년 전에 이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냉장고 사이즈가 커져 봤자 설날에 남은 음식만 넣어 놓고, 깊은 곳에 있는 것은 손에 닿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폰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혁신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불특정다수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확대하고 가성비가 높은 제품으로 옮겨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개된 G6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조 부회장은 “고객의 시각은 물론 제가 가지고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각도로 봤는데 LG 모바일 사업은 잠재력이 있다”며 “G6가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화 속도가 빠른 모바일 시장은 가전 시장보다 대응이 어렵다며 “실패를 교훈 삼아 그 다음 성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이를 위해 “여러 가지 플랫폼을 조금씩 계속 내놓기보다 제대로 된 플랫폼을 한꺼번에 많이 생산하고, 부품을 공유, 모듈화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조 부회장은 귀국에 앞서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건너가 이틀 동안 유럽 내 전반적인 LG전자의 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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