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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진짜 법정노동시간 ‘주52시간’될까?
모든 후보 공약 대동소이
임금감소 대비책은 빠져

올해 대선 후보는 한결같이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공약했다. 대선 공약만 보면 누가 당선되든 곧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화될 듯한 기세다.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이미 5년 전에도 모든 후보가 하나같이 이를 공약했고, 관련 법을 다룬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조차 안돼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모든 후보가 예외 없이 근로시간 단축을 공약하지만, 그에 따른 임금감소 대비책은 두루뭉술하다.

올해 대선에도 어김없이 근로시간 단축이 주요 공약으로 떠올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주 52시간 법정노동시간 준수에 따라 일자리 창출을 이끌겠다고 공약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칼퇴근법’으로, 안철수 전 대표는 ‘연 근로시간 1800시간대’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야근 없는 날’로 이를 표현했다.

포장과 효과 등에서 미세하게 다를 뿐 큰 틀에선 모두 같은 공약이다. 현재 최대 주 68시간(기본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의 근로시간을 현행법에 따라 주 52시간(휴일근로 16시간 제외, 연장근로에 포함)으로 준수하겠다는 것이다.

공약 자체는 사실상 새로울 게 없다. 지난 대선에도 박근혜ㆍ문재인 후보 역시 모두 이를 공약했다. 국회에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일찌감치 발의됐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특별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방안을 두고 합의가 안 돼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표류 중이다. 차기 대통령도 근로시간 단축을 실현하려면 결국 국회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정작 열쇠를 쥔 여야 간 합의는 미뤄둔 채 대선 공약으로만 호소한다면 또다시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자리 창출 효과에서도 전문가마다 전망이 엇갈린다.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생산성이 늘어날 수도 있고, 근로시간 단축 여파로 기업이 생산 규모를 줄일 수도 있다. 두 가지 모두 일자리 창출 규모에 반감 요소가 될 수 있다. 즉, 수치를 예측하기엔 전제 조건이 복잡한 셈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장시간 근로 개선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 고용영향평가 연구’에는 ▷업종별 차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의 생산 감소 등에 따라 9가지 시나리오를 가정, 그 중 1만9000여명의 즉각 신규 고용 효과를 가장 합리적인 예측으로 제시했다. 향후 정책 효과가 누적됨에 따라 최종적으로 14만~15만명의 고용 증가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58만~70만개 일자리(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동시간 실태와 단축방안’)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하나 핵심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 문제다. 국제노동기구(ILO)도 노사 양보가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동자의 임금 감소를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 후보의 공약에도 근로시간 단축 방안은 구체적이지만, 그에 따른 임금감소 대책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대안에 그치고 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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