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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을 쉽고 넓게 이해 위한 ‘네 개의 문’
일본 근세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가츠사카 호쿠사이의 그림에 ‘강을 떠다니는 단풍잎’이란게 있다. 닭의 발에 붉은 물감을 담갔다가 파란 물감을 칠해둔 종이 위에 닭을 풀어 놓아 그렸다고 전해지는 작품이다.

작품이 남아 있지 않아 확인할 길이 없지만 강렬하고 발랄한 색의 향연이 떠오른다. ‘닭이 그린’ 이 그림은 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오래된 질문으로 향하게 한다. 다른 궁금증도 있다. 미술작품을 본다는 걸 무얼 의미하는지, 무엇을 봐야 하는지, 미술품의 가치는 무엇인지 등 말이다.


‘게이트웨이 미술사’(이봄)는 미술입문자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다. 미술을 들어가는 문을 4가지 키워드로 상정, 어느 문으로 들어가더라도 서로 만나지게 구성했다.

네 개의 문은 미술의 요소와 원리, 매체, 역사, 주제. 미술가가 작품을 구성하는 방식과 어떤 것을 통해 작품을 만들었는지, 또 하나의 작품이 속한 역사적 시대적 상황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미술가와 감상자가 만나는 공감대 등을 설명한다.

독자들은 네 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해 자신이 알고 싶은 부분으로 바로 들어가면 된다. 가령 기법이 알고 싶거나 미술을 둘러싼 역사를 알고 싶으면 순서에 관계없이 관련 부분을 찾으면 된다.

이런 방식에 따라 도판도 여러 곳에 수시로 등장한다. 책에 수록된 865점의 미술작품은 기법과 매체, 역사와 주제에 따라 재등장한다. 하나의 작품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배치다.

원리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도판을 활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가령 원근법 중 하나인평행원근법을 설명하면서 시뮬레이션 게임 중 하나인 ‘심즈’의 스크린샷과 청나라 시대 두루마리 그림을 나란히보여주는 식이다. 용어설명 역시 어떤 파트를 먼저 읽을 지 모를 독자의 선택에 따라 각 파트마다 새로운 용어를반복해 실었다.

특정 시기, 지역의 미술에 갇히지 않고 변방으로 치부된 아시아 아프리카를 비롯한 태양양군도, 아메리카 미술까지 미술의 태동기부터 수많은 작품들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시키고 다양한 표정을 그려내 보인 점이 돋보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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