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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서는 2페이지 이내로”…CEO 스타일 못버린 美 국무장관
-최측근들 ‘장관’ 대신 ‘CEO’라고 불러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여전히 ‘CEO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고 최측근 보좌진들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정책과 관련 막말을 하면 틸러슨 등 각료들이 수습하고, 트럼프는 이를 묵인하는 ‘투트랙 외교’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틸러슨이 취임 이후 국무부 고위 간부들에게 “업무 자료는 2페이지를 넘기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효율성 강조로 유명한 엑손모빌에서 갈고 닦은 경영 실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국무부 내 틸러슨의 최측근 보좌관들은 그를 ‘장관’보다는 ‘CEO’라고 부르고 있다.

지난 16일 G20 외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출처=게티이미지]

전현직 국무부 관리들에 따르면 전임 국무장관들은 보통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틸러슨의 보좌관인 R.C. 해먼드는 “틸러슨은 외교정책에서 전문적 지식보다 핵심 사안(key facts)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틸러슨은 효율성을 요구하며, 의사 결정권자로서 자신 앞에 놓인 팩트를 원한다”고 말했다.

틸러슨은 이번에 처음 공직을 맡았으며, 외교 경험이 전무하다. 이에따라 외교가에서는 ‘베일 뒤의 인물’로 꼽혔다.

국무부 고위 관리들은 틸러슨이 사교적이고 딱 부러지는 태도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틸러슨은 정치적 의도보다는 엔지니어 출신답게 문제 해결법을 찾기 위해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첫 해외 순방에 나선 틸러슨은 독일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회의에서도 좋은 인상을 남겼다. 그를 만났던 고위 외교관 4명은 “그가 실용적이고, 대화에 열려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아 안심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향후 틸러슨이 이끄는 국무부의 과제로 ‘백악관과의 소통’을 꼽았다. 마이크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낙마로 백악관과 국무부 사이를 조율하는 역할에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편 20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트럼프가 멋대로 막말을 해대면 부통령과 틸러슨 등 각료들이 수습하고, 대통령도 이를 묵인하는 ‘트럼프식 외교’가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18일 뮌헨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 “안심하라.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토에 대해 “한물간 조직”이라고 막말한 바 있다.

틸러슨은 지난 16일 G20 외무장관회의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을 만나 “러시아를 조심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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