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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인이 그린…미술·음악, 그 신묘한 어울림
롯데갤러리 ‘100앨범 100아티스트’展
롤링스톤 ‘100대 명반’에 100작품 매치


‘음악을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음악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가정이다.

이 가정을 현실화한 전시가 열린다. 롯데갤러리 에비뉴엘 아트홀은 ‘100앨범 100아티스트’전을 10일부터 개최한다. 롤링스톤 매거진에서 2005년 선정한 100대 명반(LP)를 놓고 100명의 한국 작가들이 앨범 이미지와 수록곡 등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 사이즈는 모두 LP사이즈(31×31cm)와 같아, 원 앨범과 나란히 놓기도 좋다.

미국 록 밴드 너바나의 두번째 정규 음반인 ‘네버마인드(Nevermind)’엔 서상익 작가의 ‘마인드 네버(Mind Never)’라는 작품이 매치됐다. 서 작가는 네버마인드 앨범을 놓고 너바나의 멤버인 커트 코베인을 소환했다. 캔버스에는 자신의 주검과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유령같은 커트 코베인 그리고 유서가 보인다. 비극적 내부와 달리, 창 밖으로는 네버마인드 앨범 자켓을 연상시키는 풀장이 평온하기 그지없다. 서상익 작가는 “1990년대 상징이 돼버린 커트 코베인과 그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존 레논의 걸작 솔로 앨범 ‘이매진(Imagine)’에는 문형태 작가가 존 레논의 자화상을 매치했다. 문 작가는 “존 레논의 이매진은 다양한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며, “평화의 상상을 넘어서 사랑과 삶의 영감을 아우르는 음반으로 삶의 굴곡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뮤지션의 자화상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안윤모 작가는 비틀즈의 ‘더 비틀즈’(1968) 앨범에 평소 그리던 부엉이 캐릭터를 비틀즈 멤버로 의인화했고, 이수동 작가는 밴 모리슨의 육감적 보컬이 인상적인 앨범 ‘문 댄스’를 연인들의 달빛 아래 춤으로 표현했다. 이외에도 홍경택 작가는 프린스의 앨범을, 이동재는 데이비드 보위의 앨범에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롯데갤러리 측은 “시에서 영감을 얻어 음악을 만들고, 음악에 감동을 받아 그림을 그리며, 그림에 감동받은 이가 다시 시를 쓰는 ‘선순환’의 고리를 21세기 스마트폰 화면에서 스크롤을 내려 음악을 감상하는 시대에 찾아보고자 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한편, 전시장에는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LP판의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 중고 LP판매점 ‘리빙사’가 전시를 위해 1만장의 앨범을 제공하기도 했다. 작가들의 작품은 물론 LP앨범도 구매할 수 있다. 3월 12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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