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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SNS 헤비유저, 오히려 자존감 높다”
KISDI ‘20대 SNS 특성 보고서’

직장인 이승아(29) 씨는 최근 개인출판을 통해 대학 후배와 함께 ‘보통엄마’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딸과 그 어머니의 애증어린 관계가 담길 책의 내용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다. 이 씨가 갑자기 책을 내기로 한 것은 아니다. 이 씨는 SNS 형식으로 글을 쓰고 공유하는 브런치라는 서비스를 통해 많은 글들을 써왔고 그 연장선상에서 텀블벅이라는 저작물 펀딩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책을 내기로 했다.

이 씨는 “SNS에는 내가 자랑하고 싶은 일, 보여주고 싶은 모습보다 스스로 덮어두고 싶은, 부끄러운 것들을 주로 적는다”고 했다. “그런 모습을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차피 사람들은 같은 것 읽어도 각자 자기가 살아온 대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것”이라며 “남들이 어떻게 읽고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까지 고민하면 아무 것도 못 쓸 것”이라고 손사레를 쳤다.

이씨는 “내가 무언가를 쌓아나가고 있고 그에 대해 사람들이 피드백을 해준다는 것 자체로 나에 대해 좀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자부심이 든다”고 말했다.

흔히 SNS를 하루종일 붙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흔히 “자아존중감이 낮아서 ‘좋아요’ 등에 매달린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 SNS를 가장 많이 쓰는 20대들은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최근 발표한 ‘20대의 자존감과 SNS 활동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SNS 활동량이 많은 20대의 경우 자존감이 높을수록 SNS에서 단순 추천보다 직접 글 쓰기나 정보제공 등 적극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SNS 이용률은 75.64%로 전체 이용률 43.05%는 물론 10대의 51.33%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매일 SNS를 사용하는 헤비유저 비율 또한 20대가 가장 많았다.

20대 중 자존감이 낮은 이들은 SNS의 활용률이 65.63%이다. 이는 자존감이 높은 층(75% 이상)보다 오히려 낮은 수치다. 자존감이 높은 응답자들은 가장 적극적으로 글 작성이나 정보공유 등 SNS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반면 자존감이 낮은 이들은 3개월 동안 이같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라이트 유저’의 비율이 다른 응답자들보다 높았다.

곽금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SNS와 같이 공개적인 장소에 글을 적는 것과 같이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는 자존감이 높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그런 점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20대일수록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곽교수는 “SNS에 남들이 보기에 좋은 ‘이상적 자아’의 모습만 올리고 거기에 쏟아지는 칭찬을 탐닉하다 보면 중독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오히려 자존감을 망칠 수 있다”며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도 거르지 말고 표현하고 다른 이들로부터 위로받는 경험을 통해 불안한 삶에 위안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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