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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최대 물동량 택배업계…단가 경쟁에 영업이익률은 ‘글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경제불황으로 온라인쇼핑몰 이용자들이 늘며 택배시장도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택배 단가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률은 시장 성장세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택배업계에서 처리한 물동량은 약 21억건으로 2015년 18억1596건 보다 16%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규모는 4조3438억원 가량이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성장해 13~14% 늘어난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택배업계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의 물량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CJ대한통운의 물량은 전년 동기대비 18.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대부분 산업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국내 택배업계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모양새지만, 실상 영업이익률은 답보 상태다. 택배시장의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가 좌우한다. 물량을 많이 소화할수록 택배 단가 인하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택배 단가를 낮춰 물량을 늘리고, 다시 단가를 낮추는 악순환에 택배업체의 영업이익률은 1~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기준 당시 택배 단가가 2074원이었던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률은 3.3%에 불과했고,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영업이익률이 2.6%(택배 단가 2165원)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택배 단가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1990년 4000원대였던 단가는 해마다 하락곡선을 그리더니 급기야 지난해 역대 최저치(2318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선진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설상가상 기업-소비자간 택배의 경우엔 건당 1300원대에 계약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택배 단가의 하락은 택배기사 노동환경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사실상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업체간 단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나홀로 단가를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택배 가격에 민감한 점도 문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택배서비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의 50.4%는 ‘택배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택배기사 노동환경 개선과 산업생태계 보호 등을 위해 일정부분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는 택배업이 공공성을 띤 서비스가 된 만큼 정부가 나서서 최저운임 등을 정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경쟁’으로 나아가게끔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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