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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광명성절 축하행사로만 시끌…김정남 사망 나흘째 침묵
인정시 국제비난·외교마찰 우려

북한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피살된 지 나흘 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서는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축하하는 보도로 가득했다.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의 언급도 없었다.

김정은은 전날 광명성절 75주년을 기념해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보고대회에 참석했다. 김정남이 피살된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광명성절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행사 영상에서 김정은은 내내 어둡고 침울한 표정이었다. 행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할 때도 주석단이나 청중석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김정은은 자신의 고모부이자 후견인이었던 장성택을 처형한 지 닷새 후 김정일 위원장의 2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석했을 때도 이같은 모습이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5돌 생일(광명성절)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사진은 지도부와 함께 참배를 위해 궁전에 들어서는 김정은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하지만 북한이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국가전복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자국 질서에 따라 처형됐지만, 김정남의 경우 해외에서 암살된 것이기 때문이다. 장용석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이 (김정남 피살을 인정할 경우) 모든 책임을 뒤집어써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다른 나라에서 한 나라가 살인을 주도했다면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김정남의 가족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입장에서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왜 하필 이 시점에 사건이 발생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북한 전문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처조카인 이한영은 지난 1997년 2월 15일 광명성절을 앞두고 북한 내 기관들의 충성경쟁 과정에서 피살됐다”며 북한 정보기관들이 김정은에 충생을 경쟁하는 과정에서 광명성절을 앞두고 김정남을 피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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