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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일의 요리사’가 본 김정남의 후계 낙마 이유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남은 북한 김씨 왕조의 황태자였으나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끝에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수법에 의해 암살되고 말았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백두혈통’의 적장자였다.

김정남은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았듯이 당연히 김정일의 뒤를 이을 것으로 여겨졌던 ‘후계 1순위’였다.

김정남은 한때 북한 김씨 왕조의 황태자 신분이었지만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뒤 해외에서 첩보영화를 방불케하는 수법에 의해 암살되는 비극적 운명을 맞고 말았다. 사진은 김정남이 ‘김철’이란 가명으로 운영하던 페이스북에 공개된 사진. [사진=헤럴드경제DB]

북한 IT정책을 주도하는 조선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김정일의 직접 지시를 받는 무기 수출 총책임자와 북한 로열패밀리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 책임자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역시 김정남의 어린 시절만 하더라도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김정일의 처조카이자 김정남의 사촌형인 이한영 씨는 자신의 책 ‘김정일 로열패밀리’에서 김정일이 김정남의 생일 때마다 100만달러치의 선물을 사주는가하면, 내의바람으로 우윳병을 들고 김정남의 오줌을 받아내곤 했다고 증언했다.

김일성 역시 자신의 첫 손주인 김정남을 각별히 여겼다.

이 씨는 김일성이 북한에서 망명생활중이던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과 담화 도중 김정남이 울고 있다는 얘기를 듣곤 약속을 미룬 채 울고 있던 김정남을 불러 달랬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정남은 이 씨의 어머니이자 성혜림의 언니인 성혜랑이 1996년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위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2001년 5월 아들과 두 명의 여성과 함께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당한 나리타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은 후계구도에서 밀려나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그러나 ‘김정일의 요리사’로 잘 알려진 후지모토 겐지는 애초부터 김정남의 후계자 후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후지모토는 자신의 책에서 김정일이 유부녀인 성혜림과 사실상 ‘약탈혼’을 한 상황에서 김정남을 후계자로 지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신이 김정일 곁에 있던 13년 동안 당 최고 간부나 군 고위장성들이 모인 파티에 김정남은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간부들에게도 김정남의 존재를 애써 감추려 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김정일의 머릿속에서는 일찌감치 김정남을 후계자 후보에서 제외시켰다”며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옆에 두고 아껴 온 고용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김정철, 김정은 중 한 사람을 후계자로 만들 생각을 한 것 아닐까”라고 했다.

‘왕자의 난’에서 패배한 김정남은 김정일 사망 이후 더욱 옹색한 처지가 됐다.

여기에 김정남의 후견인 역할을 했던 고모부 장성택마저 처형 당한 이후에는 북한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도 사실상 끊기고 말았다.

한때 김정남이 호텔 숙박비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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