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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만에 맞는 평일 밸런타인데이... ‘의리초콜릿’고민에 빠진 직장인들
입사 한달된 새내기 직장인 신모(26ㆍ여) 씨는 밸런타인데이를 며칠 앞두고 분주하게 초콜릿 쇼핑에 나섰다. 남자친구가 아닌 직장 동료과 상사들을 위해서다. 신 씨는 가격대비 괜찮은 상품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신 씨는 “갓 입사한 막내가 이런 기념일을 챙기지 않으면 행여나 센스없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챙기는 것”이라며 “팀원이 한두명이 아니어서 경제적으로 사실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연인끼리 챙겨도 부담인 기념일이 왜 직장까지 퍼진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직장 동료와 상사들을 위한 ‘의리초콜릿’을 챙기는 직장인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3년만에 평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으면서 고민이 커진 것이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포털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및 알바생 9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45.5%와 알바생의 33%가 ‘직장 상사 및 동료를 위한 의리초콜릿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의리초콜릿을 준비하는 이유에는 ‘그동안의 고마움과 친분을 담은 답례의 의미(43.0%)’가 가장 컸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일종의 인사(26.3%)’가 그 뒤를 이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직원들이 밸런타인데이를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직장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10월 취업한 박미영(27ㆍ여ㆍ가명) 씨는 “왠지 막내 여직원들이 발랜타인데이를 꼭 챙겨야만 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다른 여직원들은 챙기는데 나만 빠지면 눈치도 보여 무시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왕이면 잘 보이기 위해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도 직장내 ‘의리초콜릿 상납’ 문화가 생기자 일부에서는 금지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법률정보’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100여명 중 약 70%가 직장에서 초콜릿 돌리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좋다’며 ‘초콜릿 금지령’을 지지했다. 여성 응답자들은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만드는 것이 힘들다”거나 “무엇을 살지 고르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를 댔고 남성들도 “보답 선물을 준비해야하니 부담된다”고 답했다.

일본법규정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돌리는 밸런타인데이 관습이 ‘직장내 괴롭힘’이나 ‘직장내 갑질’로 비춰질 수도 있다”면서 “일하기 좋은 직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돌리는 문화를 재고해보자”고 제안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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