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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아 사기 조직’…협회 간부도 있었다
[헤럴드경제] 농아인 사기조직 ‘행복팀’에는 전국 농아인들을 대변하고 이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전ㆍ현직 농아인협회 간부 2명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김모(44)씨는 2010년 농아인협회 시도협회장 가운데 한 명이었던 A(48)씨와 공모해 ‘행복팀’의 전신인 ‘행복의 빛’이란 투자사기 조직을 만든뒤 부산ㆍ울산ㆍ경남 일대에서 활동했다.

‘행복팀’과 비교하면 조직규모나 수익은 작은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2012년 A씨는 ‘행복팀’ 사건과 별개의 사기 혐의로 구속돼 징역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출소 뒤 조직에서 손을 털고 노점상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행복팀’에 대한 경찰 수사에서 과거 A씨 계좌로 수억원이 입금된 사실이 드러나자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다시 구속됐다.
[사진=123rf]

A씨는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있어 ‘행복의 빛’을 결성하게 된 계기, 구체적인 범죄수익 사용처, 조직에서 손을 털게 된 이유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김 씨와 지인 관계로 지내던 중 농아인 상대 사기로 큰 돈을 모을 수 있을것 같자 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행복팀’ 총책 김 씨는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긴 탓에 피해 농아인들 사이에서는 A씨가 ‘행복팀’ 총책이라고 소문이 돌기도 했다.

경찰도 수사 초기 A씨를 ‘행복팀’ 총책으로 알았으나 막상 그가 누추한 집에서 월세를 주고 사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기도 했다.

농아인협회 한 지부장인 B(45)씨는 총책 김 씨가 경찰 추적을 받자 총책에게 차량 2대와 은신처로 사용할 오피스텔을 제공한 혐의(범인은닉)로 불구속 입건됐다.

차량과 오피스텔을 살 돈은 모두 총책이 건네준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총책과 친구 사이로 총책이 경찰에 쫓긴다며 도움을 요청, 거기에 응했을뿐 따로 금품을 받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협회는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하는 한편 대책위 구성에 나섰다.

협회는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한국농아인협회는 행복팀 사건과 관련해 경찰 측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하였고 필요에 따라 경찰 업무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농아인 여러분들의 걱정하는 마음과 같이 한국농아인협회는 수사진행 상황을 지켜보고그 결과에 따라 변호사, 금융감독원 및 경찰 관계자 등 전문가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협회 관계자는 “이들의 범행은 개인적인 것으로 협회와 아무 관련이 없다”며 “협회도 누가 범행에 연루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경찰에 연락했으나 ‘피의자의 구체적신상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행복팀’ 총책 김모(44)씨와 중간책임자 등 8명을 구속하고 이들의 지시를 받아 피해 농아인들을 회유·관리한 조직원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투자사기 조직 ‘행복팀’을 운영하며 아파트나 공장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과 함께 장애인 복지관 이용 등 각종 복지혜택도 보장한다며 농아인 500여명으로부터 280여억원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onlinen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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