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일부 대면조사 거부 강경론도
“특검조사 응하겠다”던 박대통령
변호인단과 대응논리 가다듬는 중
박근혜 대통령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에 정면돌파로 임하기로 한 모습이다.
박 대통령 측과 특검은 임박한 대면조사를 앞두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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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사진 오른쪽) 대통령과 박영수(왼쪽) 특별검사팀이 대면조사를 앞두고 샅바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헤럴드경제DB] |
애초 양측은 9일 청와대 경내에서 대면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특검 외부에서 9일 대면조사설이 흘러나오고 박 대통령 측이 ‘특검이 의도적으로 일정을 노출했다’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무산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8일 “대통령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으로 굉장히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특검 측에서 자꾸 이상하게 나온다”며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9일 대면조사가 실시될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면조사와 관련된 내용을 양측이 모두 비공개로 하고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는데 특검이 이를 어기고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대면조사 거부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기류도 읽힌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특검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철저히 지키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데 이런 식이면 대화하기 어렵다”며 “대면조사를 위한 협의 자체를 언제할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앞서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에는 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 측은 특검 대면조사 과정과 결과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 대통령도 대면조사를 앞두고 변호인단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특검의 공격에 대응한 방어논리를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면조사 장소를 놓고 특검이 선호한 제3의 장소 대신 대통령 경호와 예우를 내세워 청와대 경내로 유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대면조사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를 적극 해명하는 동시에 탄핵정국 프레임 자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보수성향 인터넷TV와의 인터뷰에서 “뭔가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면서 “아니라고 얘기해도 뭔가 딱 짜인 프레임 밖의 얘기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풍조가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등이 부당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은 탄핵정국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적 피로도가 누적된 데다 ‘태극기 민심’으로 대변되는 탄핵 반대여론이 올라오고 헌재의 박 대통령 측 신청 증인 8명 채택으로 탄핵심판이 3월로 넘어가게 되는 등 상황이 반전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