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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에 말하겠다(潘)”ㆍ“말할 기회 있으면 하겠다(黃)”…潘과 닮은 황교안 화법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말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6일)”,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1월 12일 귀국일)”

여권으로부터 대선 후보로 오르내리는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즉답을 피하고 있다. 출마ㆍ불출마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여운을 남기는 화법이 반 전 총장의 화법과 유사하다. 황 권한대행이 즉답을 피하면서 국정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황 권한대행은 6일 국회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 “제가 말할 기회가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그 기회가 언제쯤인가”라는 질문에는 “길 조심하시라”고만 답했다. 재차 질문하자 답을 하지 않고 국회를 빠져나갔다.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된다는 질문에는 “수고들 하시라”고 다른 답을 내놓고서 차량에 탑승했다.

황 권한대행은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이후 최근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0%대에 오르는 등 급상승했다. 새누리당에선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기대하는 목소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뚜렷한 후보가 없는 보수진영 입장에선 황 권한대행에 크게 기대를 거는 형국이다.

황 권한대행이 수용도 거부도 명확지 않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그의 발언을 두고 무성한 해석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날 황 권한대행은 본회의장에 입장할 당시에도 기자들이 길을 막고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지금 길이 막혀 있어요”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에 현실적으로 여건이 막혀 있다는 의미를 담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최근 취재진에 “문 조심하세요”라고 말한 데에는 문재인 전 대표를 상징한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황 권한대행이 즉답을 회피하면서 묘한 여운을 남기는 화법을 이어가면서 이 같은 웃지 못할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반 전 총장의 화법과도 겹친다. 반 전 총장은 임기 중에도 지속적으로 대선 출마 여부를 질문받았지만, 한 번도 확답을 내놓은 적이 없었다. 지난 1월 귀국 당시에도 사실상 대권 출마 선언을 내놨지만, 끝까지 ‘사실상’이란 꼬리표는 떼지 않았다. 당시에도 출마 여부를 묻자 반 전 총장은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사무총장 임기 시절부터 이후까지 반 전 총장은 ‘사실상’ 대권 행보를 이어가면서도 끝까지 출마를 확답하지 않다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각에선 반 전 총장의 화법을 닮은 황 권한대행의 행보가 정국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의중이라 해석한다. 실제 출마하지 않더라도 현 상태로 계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권한대행으로서 국정 주도권과 관심을 이어가려 한다는 의미에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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