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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더니…10명중 4명 “유기충동 경험”
한때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2015년 한해 서울시내에서만 9000건이 발생했다. 싫증이 났다며, 혹은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슬쩍 내다 버리는 사실상의 ‘동물판 고려장’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에 유기동물관리가 사후적 대응보다는 근본적 차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일 서울연구원의 ‘반려동물센터 도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4명중 1명(24%)은 사육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10명 중 4명 이상이 반려동물 유기 충동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포기, 유기 충동 경험이 있다고 답한 가구가 42.6%에 달했다. 특히 2%는 유기충동을 자주 느낀다고 했다. 개ㆍ고양이 등과 가족처럼 생각하는 57.4%만이 버리고 싶은 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새끼였을 때는 한없이 귀엽던 동물들이 막상 키우다보니 싫증나거나 병들었다고 유기되는 경우가 적잖다. 비용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고, 동물을 버려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누군가 대신 키워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심리와 맞물려 반려동물 유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5년 서울시내 주인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반려동물은 8902마리였다. 유기 동물 숫자는 2010년 이후 매년 감소해 5년 만에 절반 넘게 줄었다. 2010년 1만8624마리에 달했던 유기동물은 2011년 1만5229마리로 감소했다. 2012년 1만3556마리, 2013년 1만1395마리로 감소세를 이어오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1만 마리 이하로 떨어진 9551마리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버려진 동물들이 죽음으로 내몰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서울시 ‘유기동물 구조ㆍ보호조치 현황’에 따르면 2015년 버려진 동물은 8902마리로 이중 자연사(1277마리)ㆍ안락사(2829마리) 비중은 46.1%(4106마리)나 됐다. 유기된 동물 가운데 25.3%(2256마리)만이 다시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새로운 주인을 찾아 입양에 성공한 경우는 27.6%(2456마리)로 나타났다.

유기영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서울시가 유기동물 보호기간을 20일로 연장하면서 1마리당 구조보호 비용으로 16만원이 증가했다. 반려동물관리 행정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업무는 과중한 상태”라며 “유기동물관리는 사후적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육포기동물의 인수, 사육여건을 감안한 반려동물 보유, 바른 사육능력 향상 등 동물유기와 학대의 근본적인 차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문규 기자/mk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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