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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명절, 그러나②]“왜 안와” 꾸짖다 며느리에 뺨맞은 시아버지…명절 가정폭력 ‘급증’
-지난해 추석 연휴 가정폭력 6165건 발생…하루 1233건 꼴
-여성긴급 상담전화, 평일의 17배 급증…“배려문화 절실”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지난해 2월 설 연휴기간에는 시댁에 가지 않는다며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고 다음날 술을 마신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고 자신의 부인이 운영하는 식당 돌진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2015년 추석에는 “취업은 안 하고 PC 게임만 하느냐”는 아버지의 잔소리에 화가 난 아들이 흉기를 휘두르다 존속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2015년 설 연휴, 광주에서는 시아버지가 술에 취한 채 며느리에게 “자주 찾아 오지 않는다”고 욕설 섞인 짜증을 냈다가 뺨을 2차례 맞은 일도 있었다. 

즐거운 명절이지만 오랜만에 마주한 가족, 친지 간 갈등도 빚어지고 때로는 사소한 말다툼이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자주 만나지 못해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면서 시작된 갈등이 심각한 다툼으로 이어져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오붓하게 저녁시간 술을 마신 상태에서 가족 간 언쟁이 물리적인 다툼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

최근 설ㆍ추석연휴에 112에 접수되는 가정폭력 신고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이찬열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명절 연휴 가정폭력 112 신고현황’에 따르면 2014년 7737건이던 명절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2015년 8491건, 2016년 1만622건으로 급증세다. 특히 지난해 설 연휴(5일간)에 4457건이었던 신고 건수가 추석 연휴(5일간)에는 616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명절 하루 평균 1233건이 발생한 셈이다.

가정폭력은 밤 시간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오후 10시∼자정 사이에 접수되는 비율이 16.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자정∼오전 2시(15.1%), 오후 8시∼10시(12.5%) 등의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들은 명절에 조금만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면 이런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연휴 기간 여성들의 긴급 상담전화 이용도 급증했다. 명절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사소한 말다툼이 부부간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가족부의 ‘명절연휴 여성긴급 전화 상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지난해 추석 연휴 4일간 상담 건수가 2947건으로 하루 736.75건을 기록해 연간 1일 평균 41.7건에 비해 17.7배나 많았다. 최근 5년간(2011∼2015년) 추석 연휴 1일당 여성긴급전화 상담 건수는 582.2건으로 평일 평균(37.1건)보다 15.7배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명절 기간 지나친 스트레스와 음주, 불협화음 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가족 간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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