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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어가는 대한민국]국민행복의 가장 큰 장애물은 ‘노후준비 부족’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은 기대수명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하지만 고령화를 우려하는 것은 이로 인한 노인부양비 등 사회적 비용의 증가와 함께 고령화에 대비한 노후준비의 부족 때문이다.

특히 노후준비 부족으로 경제성장, 즉 경제규모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행복도가 떨어지고 있다. 현재처럼 노후준비가 미흡할 경우 기대수명 증가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연금시스템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시급하다.


통계청의 ‘2016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를 보면 지난해 3월말 현재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 가운데 노후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경우가 절반이 넘는 56.6%에 달했다. 37.3%는 잘 돼 있지 않다고 답했고, 19.3%는 전혀 돼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특히 노후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는 응답이 1년전 17.4%에서 지난해엔 1.9%포인트 늘어난 19.3%에 달한 것이 주목된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자영업자들의 위기 등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노후를 준비할 여력을 갖지 못한 것이다.

반면에 노후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10%를 밑돌았다. 아주 잘 돼 있다는 응답이 1.3%였고, 잘 되어 있다는 응답은 7.5%였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34.6%였다. 이처럼 노후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하게 되면 대부분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된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 결과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의 생활비 충당정도를 보면 여유 있게 충당하고 있다는 응답이 10%를 밑돈 반면 부족하다는 응답은 60%를 넘어 거의 3분의2에 육박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노후 생활비가 충분히 여유 있다는 응답이 2.1%에 불과했고, 여유 있다는 응답은 6.6%였다. 반면에 부족하다는 응답은 39.0%에 달했고, 매우 부족하다는 응답도 21.5%를 차지했다.


연령층별 빈곤률을 보면 18세 미만 아동연령층은 11.5%, 18~65세 근로연령층은 11.1%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은 48.1%에 달했다. 나이대별로 보면 20~30대는 9.2~8.2%로 10%를 밑돌았고, 40대 10.2%, 50대 12.3%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60세 이상은 39.1%, 65세 이상은 46.9%로 급격히 높아졌다. 은퇴와 함께 노령층 절반 정도가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준비안된 노후가 불우한 노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보면 노년이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하고, 사회적으로 노년층이 행복해야 청~장년기 세대도 고통을 감내할 희망이 생긴다. 때문에 고령화를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선 노후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을 확충해야 하고, 개인적 노력이 필요하다. 노후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사회적 관심과 논의가 시급한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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