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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이 민주주의라니” 뿔난 시민들, 이경재 변호사와 설전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최순실이 무슨 자격으로 민주주의를 말합니까!” 

26일 오전 11시 취재진 틈에서 시민 위모(51) 씨가 외쳤다. 최순실(61) 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위 씨를 돌아봤다. 이 변호사는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정곡빌딩에서 ‘특검이 최 씨에게 강압수사를 했다’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이었다. 



이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 논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없다”며 위 씨의 말을 잘랐다. 그러나 위 씨의 항의가 계속되자 “대화를 한 번 하자”며 태도를 바꿨다.

이 변호사는 위 씨와 약 5분 간 설전(舌戰)을 벌였다.

위 씨가 “최순실이 광장에 나가서 민주주의 투쟁이나 해봤나. 무슨 자격으로 민주주의를 말하나”라고 하자, 이 변호사는 “그건 이렇게 하는게 아니다. 이의가 있다면 정당하게”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가 “진행되는 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하자, 위 씨는 “최순실이 제대로 조사를 받고 있나. 거부하고 있지 않나. 무슨 대접을 받고 조사를 받아야 하나”라고 받아쳤다.

이에 이 변호사는 “헌법을 무시하는 거냐”고 맞섰다. 그러자 위 씨는 “최순실이 헌법을 위반했다”며 “헌법1조가 무엇인지 모르시냐”고 되물었다.

이 변호사는 답변 대신 취재진을 바라봤다. 이어 “지금 시민이 변호인에 대해서 질타하는 것이 있어야 되겠나. 바람직한 상황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위 씨는 지난 24일 최 씨가 특검에 출석하며 고함을 지르는 모습을 보고 억울해 기자회견장을 찾았다고 했다. 위 씨는 이 변호사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자신은 “서초동에 사는 가정주부”라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숭고한 말을 함부로 꺼내지 못하는데 민주주의를 짓밟은 사람이 어떻게 그런말을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날 기자회견 시작 전에도 시민 김모(30) 씨가 이 변호사에게 “악마의 변호사 사라져라”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김 씨는 “TV를 보니까 화만 나고 국민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며 “마침 기자회견 자리가 있다는 걸 알게 돼 시원하게 한 소리 하고 싶어서 오게됐다”고 했다.

이날 이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24일 첫 소환조사 당시 변호인을 따돌리고 최 씨에게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 검찰, 인권위 등 제3의 기관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 씨는 지난달 24일 이후 6차례에 걸친 특검의 소환 요청을 거부했다. 특검은 최 씨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전날 강제 소환된 최 씨는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박 대통령과 경제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다”고 외쳤다.

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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