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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고단한 청춘②] “고향가느니 알바” 급증…단기알바도 씨가 말랐다
-취업난 심화에 ‘명절 대신 알바’ 선택하는 청년 급증
-‘명절에도 계속 아르바이트’ 증가에 단기알바 자리는 줄어
-“뽑는 입장에서도 단기 알바 경쟁률 오르니 안타까워”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종현(28) 씨는 오는 설 연휴에도 일을 계속 하겠다고 자청했다. 사장이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시급을 더 준다고 말에도 혹했지만, 김 씨는 시급보다 고향에 내려가기가 싫었다. 김 씨는 고향을 오가는 교통비도 부담스럽고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는 모습을 친척들에게 보이기 싫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설에도 부모님께는 차표를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며 “차라리 돈을 더 벌어서 실속을 차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대목’이라는 설 연휴가 돌아왔지만, 정작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기존 아르바이트생들이 연휴까지 일을 도맡아 하는 데다 신규 지원자도 많아 아르바이트 자리도 경쟁률이 오르고 있다.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대목’이라는 설 연휴가 돌아왔지만, 정작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기존 아르바이트생들이 연휴까지 일을 도맡아 하는 데다 신규 지원자도 많아 아르바이트 자리도 경쟁률이 오르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취업준비생인 허모(27) 씨도 이번 연휴 동안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해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는 줄어들었는데, 하겠다는 청년들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허 씨는 동네 카페 등을 돌며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기존 아르바이트생이 있는데다 1~2명 필요한 자리까지 다 찼다”는 얘기뿐이었다.

설 명절연휴 기간에 단기 아르바이트 모집을 하지 않는 한 카페 사장은 “기존 아르바이트생들이 나서서 일을 하겠다고 한 데다 새로 뽑는 사람들보다 믿을 수 있어 편하다”며 “돈도 새로 뽑는 경우 2배 이상 줘야하는 데 비해, 기존 아르바이트생들은 그만큼 들지는 않아 오히려 잘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109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7%가 ‘이번 설 연휴에도 출근한다’고 답했다. 특히 명절 대목을 맞는 유통업체 등의 판매직 아르바이트생은 74.1%가 “연휴에도 근무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기존에 일하던 아르바이트생들은 추가 수당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 중 58.6%는 연휴 수당이 없이 평소와 같은 시급을 받는다고 했다. 명절 추가 수당이 있는 경우는 13.3%에 그쳤다. 연휴 기간에 가장 많이 일을 하는 매장관리직 등은 61.6%가 특별 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명절 아르바이트조차 경쟁률이 심해지는 현실에 채용하는 쪽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명절 20대 단기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늘고 있다”며 “점점 경쟁률이 올라가다보니 떨어지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어 뽑는 입장에서도 안타깝다”고 전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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