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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총성] 트럼프, 對중국 카드 만지작…‘강온’ 양면 전략?
-취임 첫날 환율조작국 지정 안해
-TPP탈퇴는 중국에 ‘선물보따리’
-“본격 협상 앞두고 전략적 인내”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 보호무역주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대 중국 경제정책의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공약을 파기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본격 협상에 나서면 트럼프가 본색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가 환율조작국 지정을 최후 카드로 염두에 두고 ‘전략적 인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에 대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미국에 값싼 제품을 대량으로 수출하는 등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에 이르는 고율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중국에 대해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그는 지난 23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중국 주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2012년부터 TPP에 대항해 한국, 일본을 포함해 아태 지역 15개국이 참가하는 무역협정인 RCEP을 추진해왔다. 미국이 빠진 TPP가 유명무실해지면서 중국 주도의 RCEP가 그 빈자리를 채울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CNN머니는 TPP폐기는 “미국엔 나쁘고 중국엔 좋은 일”이라며 “트럼프가 중국에 선물보따리를 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퇴에 대담해질 것”이라며 “그럴만한 형편이 가장 안 되는 이런 때 미국의 이탈은 우려되는 신호”라고 말했다.

미 의회 자문기구인 미ㆍ중 경제안보조사위원회가 지난해 발간한 연례보고에 따르면 TPP가 발효되지 않은 상태에서 RCEP이 발효되면 중국은 88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TPP가 발효되고 RCEP이 발효되지 못하면 중국은 220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중국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서로 윈윈하는 역내 자유무역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면서 “RCEP를 조기에 타결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과 세계 경제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들은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며 중국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7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세계화의 이점과 보호무역의 폐해를 강조하며 세계 자유무역 질서를 이끌 것을 천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대가 없이 무언인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협상의 최우선 원칙을 저버린 걸까.

CNN머니는 이에 대해 ‘No’라는 답변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련해 복잡하고 포괄적인 무역ㆍ안보 이슈를 한번에 제시하기 위해 ‘중국 때리기’를 유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지 못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 중국 경제정책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이선 해리스 글로벌 경제분석가는 CNN머니에 “트럼프 정권이 중국과 협상을 시작할 때 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는 ‘일시 정지’ 상태일 뿐, 중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기 이르다”고 봤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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