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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텐트냐 빅텐트냐…시름깊은 潘
경제 콘텐츠 없고 진보 끌어안기 역부족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향후 거취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정 정당에 입당할 것인지, 신당 창당을 포함한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인지를 놓고 반 전 총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범보수연합이냐, 비문을 포함한 야권까지 아우르는 외연 확장이냐의 문제와도 닿아있다.

‘국민대통합’을 귀국 일성으로 밝힌 반 전 총장으로서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르는 빅텐트가 매력적이다. 기존 정당으로의 입당은 그가 제시한 정치교체 기조와도 상충된다.

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에서는 빅텐트 실현을 위해 진보 진영을 향한 목소리를 내는데 부족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연대 불가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 주말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만나 이런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진로를 상의했다.

앞으로 24일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오찬회동을 하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곧 만날 계획이다. 여야를 불문하고 여러 인사를만나는 것은 향후 행보를 놓고 그만큼 반 전 총장의 고심이 깊다는 방증이다.

반 전 총장의 정무를 맡고 있는 이상일 전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합의 로드맵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통합을 위해서 신당 창당 하나에 국한하는 것은 현재로선 아니다”며 “정당을 선택해서 가는 건 쉬운 일이지만, 대통합을 위해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야권에서는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반 전 총장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4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일국의 대통령을 하시겠다는 분이 귀국초 전혀 그런 메시지가 없고, 실패한 세력과 함께 다니면서 행동하고 있다”며 “행보를 볼 때 그분의 빅텐트는 빅텐트가 아니다. 바른정당에서도 새누리당에서도 함께 한다고 하니 보수의 빅텐트가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독자세력을 형성하고 친박, 친문을 배제한 빅텐트를 구현하기 위해서 반 전 총장은 ‘따뜻한 시장경제’로 대변되는 경제 비전과 국정교과서 반대, 위안부 문제, 선거연령 18세 인하 등 사회 현안들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게 정치권의 목소리다.

이런 가운데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이 알려지면서 경제민주화의 기치를 내걸지 주목된다.

최근 새누리당이 정경유착형 준조세 금지법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는 등 정치권에서는 앞다퉈 ‘진보 경제’를 내세우는 추세 속에서 반 전 총장에게는 이런 추세에 보조를 맞추는 한편, 타 정책과는 차별화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는 곧 연대 세력을 보수에 국한할 것이냐, 제3지대까지 확대하느냐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한편 제3지대론의 선봉에 있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반 전 총장은 보수적인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지만 진보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지금 보수세력만으로는 집권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분명한 비전을 보여주기보다는 보수세력에 얹혀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인내력을 갖고 좀 더 지켜보겠다”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빅텐트냐 스몰텐트냐의 기로에 서 있는 반 전 총장으로서는 향후 야권과의 정책상 교집합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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